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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버스.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산시가 지역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와 지선·마을버스를 대상으로 '운송수입금' 전수 실사에 나섰다. 시내버스 운행 수입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조사라지만, 올 4월 총선과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미뤄놓았던 시내버스 요금을 올리기 위한 수순밟기가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울산시는 16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지역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 지선 및 마을버스 22개 운송업체 892대를 대상으로 '운송수입금 실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실사 작업은 올해 4월 말부터 실시한 '2020년 시내버스 외부회계감사 및 운송원가 조사 용역'의 일환으로 시내버스 현금 수입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울산시는 차고지에 조사원을 배치해 운행에 앞서 모든 시내버스의 노선별 요금함을 봉인한 뒤 운행 후 현금 수입금을 확인하고 정산금액과 수입금 일지 일치 여부를 확인해 실사표를 작성하게 된다. 이 과정에 시의원과 언론, 시민단체 관계자로 이뤄진 실사평가단이 실사 전 과정을 참관해 공정성을 기한다.

시내버스의 현금 수입은 갈수록 비중이 낮아지고 있어 이번 실사를 통해 집계될 금액은 전체 운행 수입금의 5%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번 현금 수입 실사가 완료되면, 100% 전산 확인할 수 있는 교통카드 수입금과 합산해 시내버스의 보다 명확한 운송 수입금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울산시는 최근 시내버스 이용승객의 94% 정도가 교통카드를 이용하고 있으며, 6% 정도가 현금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현금 사용자는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시내버스 수입금에 대한 관리의 투명성이 과거에 비해 매우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운송업체들의 경영적자 보존과 요금 인상의 근거 자료로 쓰일 수 있다.

무엇보다 올해 시내버스 요금수입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보다 280억원(-29%) 정도 감소하고 승객 수는 2,300만명(-31%)의 감소가 예상된다.

울산시는 이번 현금 수입금 실사 결과를 지난 6월 실시한 업체별 외부회계감사를 기준으로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해 현재 진행 중인 용역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어 이달 말께 마무리되는 올해 시내버스 외부회계감사 및 운송원가 조사 용역 결과는 10월 중 대중교통개선위원회의 보고를 거쳐 오는 11월 완료된다. 최종 용역 결과는 적자노선 재정지원 등 버스정책의 근거자료로 활용되며, 버스업체 경영실태 파악 및 경영평가 분석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울산시는 이번 시내버스 현금수입 실사 배경에 대해 운송원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요금 인상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전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말 시내버스 요금 인상 필요성을 인정하고 대중교통개선위원회에서 2019년도 시내버스 운송원가 조사 용역 최종 결과를 토대로 요금 조정 계획안을 확정해 놓은 상태이고, 이번 용역 결과까지 더해지면 내년 초 상당 수준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가 올초 마련한 시내버스 요금 인상폭은 200원인데, 이를 통해 버스업계의 수입은 연간 160억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초에 시내버스 요금이 오르면 6년만의 인상이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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