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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감염병에 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그물망 방역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코로나19 대응에 초점을 맞춰 업그레이드 된 방역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공공보건의료 체계를 강화하는 7대 정책으로 구체화했다. 우선 신종 감염병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감염병을 전담하는 지역거점 병원의 기능도 보강한다. 이와 함께 감염병관리지원단과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을 설치하고, 호흡기질환자의 동선을 분리한 국민안심병원 운영과 산재전문공공병원의 핵심 진료기능 및 공공의료 기능 확충도 추진한다. 무엇보다 산업단지가 집중된 울산의 경우 집단감염은 도시 기능을 마비시킨다는 점에서 울산시의 이같은 조치는 바람직하다.

이번주 들어 울산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며칠째 확진자가 없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올 4월부터 7월까지 월평균 한자리 수에 그쳤던 지역의 확진자가 지난달 36명에 이어 이달 들어서는 45명으로 급증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울산시는 지역의 코로나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자 지난 11일까지였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기간을 연장했다. 구체적인 종료 시점을 못 박지 않고 별도 제제 시까지로 했기 때문에 '무기한 연장'인 셈이다. 울산의 경우 현재 음압병실에 입원 중인 확진자 가운데 60대 이상 중증 환자가 늘어난 것도 걱정이다. 다행인 것은 울산의 경우 이틀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울산에서는 매일 확진자가 나왔고, 이달 들어서는 2일 8명, 12일 7명, 10일과 1일 각 5명이 발생했다. 울산시는 최근 2주일 동안 진단검사와 확진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5,844명을 진단 검사했고 이 중 5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0.88% 확진 비율을 보였다. 울산에서는 현재 44명 확진자가 울산대학교병원 음압병실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전국적인 상황도 조금은 진정세를 보이는 추세다. 코로나19 일별 신규 확진자가 100명대를 유지하는 현 상황에서 정부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했다. 이를 두고 '시기상조'라는 우려와 자영업자 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안도의 목소리가 섞여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클럽, 노래 연습장, 뷔페 등 고위험시설 11종의 집합금지는 유지하고 카페와 빵집 등 자영업자 운영시설에 대한 조치는 해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2주 동안 오후 9시 이후 포장, 배달만 가능했던 수도권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은 이날부터 제한 조치가 해제됐다.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됐던 프랜차이즈형 커피점, 제과점, 빙수점 등도 매장에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신 한 테이블 내 좌석 한 칸 띄어 앉기 또는 테이블 간 띄워 앉기를 해 매장 내 좌석 이용 인원을 제한한다. 헬스장 등 실내 체육시설, 학원, 독서실, 스터디 카페, 직업훈련기관 등도 운영을 재개한다. 해당 시설들은 집합금지로 운영이 중단된 바 있다. 또다시 집단감염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조치다.

울산시에서도 이 같은 점을 우려해 지난 12일부터 무기한 연장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은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오는 29일까지 시와 구·군 합동점검반(7개반 14명)을 투입, 병·의원과 약국 등 총 1,110개소에 점검에 들어갔다. 이번 점검을 통해 병·의원은 외부인 출입통제·출입명부 작성, 의심증상 의료인 종사자 업무 배제 진단검사 여부 등을 확인한다. 또 약국 등에 대해서는 마스크 착용 확인과 대기실 주기적 환기, 손세정제 비치, 방역 여부 등을 점검하고, 위반 사항은 현지 시정 및 개선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코로나 19의 집단감염에 취약한 구조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정상적인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아직 요원한 만큼 방역의 생활화라는 과제와 의무는 여전하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대규모 감염 확산이 재발한 전례들을 생각한다면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곧 다가올 추석 연휴가 걱정이다. 추석 연휴 다음 주엔 한글날을 포함한 연휴가 또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기간이 어쩌면 방역의 최대 고비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에서는 이 기간 동안 벌초와 성묘, 추석 연휴 고향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지만, 권고 사안이라서 실제로 얼마나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방역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여러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과 친지들이 모일 경우 연쇄적으로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명절 연휴 이동자제 권고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우리 모두가 자발적으로 거리두기에 동참할 때 코로나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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