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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태화강의 왜가리와 흰목물떼새의 번식 소식이 국제기구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파트너십'(EAAFP·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소개돼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 태화강 철새가 홈페이지에 오른 것은 울산시가 지난달 EAAFP를 방문해 울산 물새 관련 정보를 홈페이지에 게재해달라고 요청한 끝에 최근 승낙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EAAFP는 지난 17일 홈페이지의 '파트너십 뉴스'에 울산 물새 정보를 새로운 소식으로 실었다. '한국 울산 태화강에서 왜가리와 흰목물떼새 번식과정 관찰'이라는 제목 아래 '태화강 대숲 왜가리 부화, 육추 67일 과정'과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 둥지 관찰'등의 내용이 사진·영상과 함께 게시됐으며, 한국어와 영어 등 2개 국어로 제공된다. 해당 내용은 EAAFP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도 확인할 수 있다.

2009년 설립된 EAAFP는 자발적이고 비형식적인 국제기구로 총 37개 회원(정부 18, 국제기구 6, 국제비정부기구 12, 기업 1)으로 구성돼 있다. 사무국은 인천 송도에 있다. 이번 성과로 울산 물새 소식은 37개 회원을 비롯해 철새 이동 경로 네트워크 서식지(FNS·Flyway Network Sites) 등재 국가 등에 널리 전해질 것으로 기대되며, 시가 준비하는 FNS 등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FNS는 한국을 포함하는 동아시아와 호주가 있는 남반구를 잇는 철새 이동 경로로, FNS에 등재되면 전 세계 주요 철새 이동 경로의 하나로 인정받게 된다. 지난 8월 시는 EAAFP를 방문해 태화강 물새 현황과 왜가리 번식 과정 등을 알리면서, 울산의 공해 극복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FNS 등재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태화강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철새의 낙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7년 울산에서는 아시아버드페어 행사가 열린 적이 있다. 이 행사에 참가한 아시아버드페어 집행위원회 빅토르 유(Victor Yu) 공동위원장은 "바다와 산, 강을 접하고 있는 울산은 아시아권에서 보기 드문 철새와 물새가 다양해 많은 탐조 여행객들이 좋아할 곳"이라고 했다. 이 행사에서 울산은 태화강 탐조대회와 국가별 홍보부스 운영, 떼까마귀 군무 탐조, 울산 시티투어 등 5일간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그만큼 울산은 이제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자리를 잡았다는 이야기다. 이 가운데서도 태화강은 이미 철새의 낙원으로 변모했다.

이와 함께 울산에는 이미 지난해 철새홍보관이 들어서 시민들의 철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시설은 철새들의 생태 실태 조사 분석 및 연구와 더불어, 철새 생태 체험 및 교육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생태관광육성을 위해 필요한 사업과 지역 주민의 문화 복지를 위한 편의 시설을 제공하는 이곳은 옥상에서는 떼까마귀, 갈까마귀 등 겨울 철새와 물까치, 큰부리까마귀 등 텃새를 관찰할 수 있는 철새 전망대가 마련돼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의 철새도래지 하면 많은 국민들은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군무를 펼치는 '군산호'나, 우리나라 유일의 흑두루미 도래지인 '순천만 갯벌', 그리고 창녕의 '우포늪'과 낙동강 하구 '을숙도' 등을 떠올리면서도 정작 우리가 살고 있는 울산은 제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태화강은 도심 속 전국 최대 규모의 철새도래지다. 이 자원은 매우 특별하고 차별환된 생태 관광자원이다. 실제로 울산은 태화강을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텃새와 철새를 무더기로 만날 수 있는 철새의 낙원이다. 태화강과 외황강, 회야호 등은 동아시아에서 대양주로 이동하는 철새의 중간 기착지다. 매년 2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정기적으로 찾아온다. 특히 태화강의 백로와 떼까마귀는 태화강에서만 만날 수 있는 진풍경이다.

이번에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파트너십'(EAAFP·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소개된 태화강의 내밀한 모습을 통해 태화강의 진면목이 세계인에게 알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울산 태화강이 EAAFP에 가입하는 수순만 남아 있다. 국내에서는 철원평야, 천수만, 우포늪 등 15곳이 가입돼 있다.

울산시는 2013년 태화강 일원에 대한 EAAFP 가입을 추진했으나, 철새 개체 수는 많지만 특정 멸종 위기 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입이 유보됐다. 이에 울산시는 태화강 외에 외황강, 회야호, 선암호수공원 등으로 지역을 확대해 가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EAAFP 가입은 울산 태화강의 철새 군락지가 국제적인 인정을 받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이는 곧 산업도시 울산이 생태도시 울산으로 변화하는데 성공했다는 국제적 인정이라는 점과 국가정원의 가치를 상승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는 일이다. 머지않아 울산 태화강이 EAAFP에 가입 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길 간절히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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