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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 백신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돼 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전국적으로 일시중단된 22일, 울산가족보건의원에 독감 무료 예방접종 일시중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ulsanpress.net
인플루엔자 백신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돼 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전국적으로 일시중단된 22일, 울산가족보건의원에 독감 무료 예방접종 일시중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ulsanpress.net

독감 백신 무료접종이 공급업체의 관리 소홀로 급작스럽게 중단되면서 접종 대상자인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접종을 하기 위해 연차까지 낸 워킹맘들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고, 무료 접종 백신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학부모들은 무료 백신을 믿기 어려우니 유료 백신이라도 접종시키겠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22일 오전 울산 중구의 한 병원. 한 시민은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병원을 나섰다. 독감 접종을 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는 이 시민은 독감 접종 중단 소식을 병원에 와서야 알게된 후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모 씨는 "22일부터 초등생 무료접종이 가능하다고 해서 1주일 전부터 미리 연차를 내고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왔는데 갑자기 접종 중단됐다고 하니 실망스럽다"라며 "병원에서 문자 한개라도 남겨줬으면 헛걸음은 하지 않았을텐데"라며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은 질병관리청이 지난 21일 오후 독감백신 조달 계약업체 유통과정에서 부적정하게 운반된 상황을 파악하고 무료접종 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시작됐다.

 21일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발표된 탓에 이 내용을 잘 알지 못한 시민들은 혼란에 빠진 것이다.
 지역 SNS 맘카페에서는 독감 백신 접종 중단상황을 공유하는 글들이 30여개 게시됐다. 이날 현재(오후 5시)도 계속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학부모들은 게시글에서 '병원에서 문자 한통만 줬어도 헛걸음 안했다' '전날 갑작스런 취소 통보라니 황당하다' '무료백신 신뢰할 수 없다. 유료로 접종해야겠다'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미 독감 백신 주사를 맞은 부모들은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생후 10개월 된 아이 엄마라고 밝힌 최모 씨는 "백신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니 이미 그전에 맞은 백신은 괜찮은건지 불안함에 어젯밤부터 잠을 못이뤘다"라며 "아이가 잘못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유아 부모도 이 글에 공감하면서 2차 접종은 유료 백신으로 주사를 맞아야겠다는 글이 다수를 이뤘다.
 임신부들은 혜택을 못받을까봐 걱정했다. 이날 독감 백신 중단 조치로 10월 8일에 재개 된다는 소식에 9월에 출산 예정인 임신부들은 유료 접종으로 전환되는 것이냐며 하소연했다.

 한 예비맘은 "출산하고나면 임신부 아니라서 제외대상이 될테고 짜증나는 상황"이라며 "막달인 임신부들은 출산하고도 무료로 맞을 수 있도록 기간 연장해줘야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부 학부모들은 무료 백신을 못믿겠다며 유료 접종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백신을 맞을 수 있는 한국건강관리협회, 가족보건의 등에는 오전 9시 이전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대기인원이 30명 이상은 기본이었고 대기시간은 30분~1시간 가량 걸렸다.

 신정동에서 온 조현주(28)씨는 "아이들 데리고 유료 접종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아침 일찍 병원을 찾았는데 대기인원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라고 말했다.

 동네 의원과 병원은 독감 예방접종 중단 관련 문의전화가 빗발쳤고, 유료 접종은 가능하냐는 문의가 끊이질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는 문제가 발생한 독감 백신을 회수하고 검사해 안전성을 확인한 후 백신 접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안전 검증에는 2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결과에 따라 확보한 백신이 전량 폐기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무료접종 대상자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한편 독감 백신을 운반한 신성약품은 1,100억원 규모의 4가 독감백신 국가 조달 입찰에 성공하면서 처음 백신 운반을 한 의약품 유통업체로 밝혀졌다.  강은정기자 uske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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