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폐사한 돌고래 고아롱의 사인이 '세균성 기관지 폐렴'으로 확인됐다. 
 
24일 남구도시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고래연구센터에서 지난 7월 22일께 죽은 고아롱 돌고래 사체를 부검한 결과 폐렴 및 순환기계 주변 충출혈, 림프절 확대 등 소견으로 폐렴에 의한 폐사로 진단했다. 
 
고래연구센터는 두달 여간 외형 측정 및 피부, 근골계검사를 실시했으며, 호흡기계, 순환기계, 소화기계, 비뇨기계, 면역계 등 장기 분리 및 상세조사를 실시했다. 
 
부검을 통해 센터는 흉강, 폐조직 및 혈액 등에서 슈도모나스 아에루기노사(Pseudomonas aeruginosa) 및 에세리키아(Escherichia) 계 세균이 검출된 것을 밝혀냈다. 이로 인해 상부 호흡기도가 협소해지고, 호흡기질환의 취약성이 원인돼 감염의 진행 속도가 빠른 급성 폐렴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슈도모나스 아에루기노사는 일명 녹농균으로 불리며, 염증을 일으키는 균의 일종이다. 에세리키아는 대장균으로 분류된다. 
 
센터는 이 두 균은 일상생활에서 사람, 야생동물 등도 흔히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 측은 지난 2012년 7월 발간된 'Dis aquat organ'보고서에서도 42마리 돌고래 사체 시료에서 폐렴 병변을 가지고 있던 개체가 21마리로,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흔한 병변이며, 폐렴에 관여되는 세균으로 슈도모나스가 상위를 차지한다고 게재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7년 수입된 지 나흘만에 죽은 돌고래도 세균성 기관지 폐렴으로 고아롱과 폐사 원인 같다. 
 
당시에는 경북대 수의대 부속 동물병원에서 부검을 진행했으며, 원인 균은 '모르가넬라 모르가니균(Morganella morganii)'으로 고아롱이 감염된 균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고래연구센터 관계자는 "하나의 균이 다른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고, 다른 균이 같은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같은 병명이지만, 원인 균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슈도모나스와 에세리키아는 특정 환경이나 상황에 노출돼 감염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감염 경로를 집작하기 어렵다"면서 "큰 테두리에서의 폐사 원인은 밝혀냈지만 두 균에 대한 상세 조사는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09년 10월 고래생태체험관 개관에 맞춰 반입한 수컷 돌고래 '고아롱'(18·추정)은 지난 7월22일 폐사했다.
 
당시 죽기 3일 전에 실시했던 수의사 정기 진료 시에도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날(7월20일) 오후부터 체온이 38.1도까지 상승했으며, 이후 섭이의욕이 저하되면서 폐사 당일 구토 증세를 보여 2시간여만에 숨졌다. 정혜원기자 usjhw@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