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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박정훈 지음·빨간소금·248쪽
플랫폼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과 그로 인해 초래된 문제점들을 현장 노동자의 시각으로 기록했다.

4대 보험은 되면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다 우연히 맥도날드 라이더로 일하게 된 저자는 2018년 여름 '폭염 수당 100원을 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여 주목을 받았고 그것이 계기가 돼 한국 최초의 배달 노동자 노조 '라이더유니온'의 위원장이 된다.

4년간 배달 일을 하며 맥도날드, 우버이츠, 쿠팡이츠, 동네 배달 대행, 배민라이더스를 두루 경험했다. 다양한 형태로 일하는 라이더는 물론 동네 배달 대행사 사장부터 유명 플랫폼 기업의 임원, 정부 부처 관료와 국회의원, 법조인, 음식점 사장 등 많은 사람을 만났고 그들의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저자는 한국형 플랫폼 산업이 낳은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플랫폼이 필요하고 이것이 정말로 지속할 수 있고 바람직한 방향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심이란 무엇인가  마틴 반 크레벨드 지음·니케북스·464쪽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역사학 교수이자 국제정치사 분야 석학인 저자가 인류 역사에서 양심이 어떻게 정의되고 어떤 논쟁을 거쳤으며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고찰한다. 저자에 따르면 도덕이 선과 악을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이라면, 양심은 이 도덕을 바탕으로 행동하거나 행동을 돌아보게 만드는 내면의 목소리에 가깝다.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와 구약 성서 시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양심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살펴본 저자는 나치즘과 홀로코스트의 사례에서 양심이 어떻게 왜곡된 의미로 사용되는지를 보여준다.

양심의 근거를 국가보다 더 높은 도덕성에서 찾으며 국가에 저항한 사람들은 항상 있었다. 저자는 그 대표적인 예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든다. 저자는 이어 오늘날 주목받는 건강 관련 양심과 환경 관련 양심에 관해 설명하고 새롭게 제기되는 21세기 양심 관련 쟁점들도 언급한다.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재키 콜리스 하비 지음·을유문화사·380쪽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의 본질과 그 근원을 탐구한다.

 어릴 때부터 수많은 동물을 키워온 작가·출판 편집자인 저자는 개인적 경험과 인류의 역사를 교차해 가며 동물과 만나서 헤어지기까지의 여정을 추적한다.

 2만 6천 년 전 어두운 동굴 바닥에 발자국을 남긴 한 소년과 개의 이야기를 인류와 동물의 관계 전체로 연장했다가 다시 저자 자신이 어릴 때 사랑했던 반려견 이야기로 연결하는 식이다.

 이처럼 다양한 시점을 이어가며 반려동물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친절하고 재미있게 알려준다.

 특히 우리가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에게 자꾸 말을 거는 이유,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고 싶어 하는 이유, 귀엽게 생긴 동물에게 더 끌리는 이유처럼 얼핏 당연하게 여기기 쉬운 주제에 관해서도 생각거리를 던진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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