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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11년 만에 기본급(임금)을 동결키로 하면서 올해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노사가 11년 만에 기본급(임금)을 동결키로 하면서 올해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사회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사 공감대가 형성됐고, 특히 노조가 급변하는 산업 환경 변화 속 임금 인상 비판 여론과 고용안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지난 25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대비 52.8%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찬반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4만9,598명 가운데 4만4,460명(투표율 89.6%)이 참여했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150%,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주식) 10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을 담고 있다.

이번 가결로 노사는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하게 됐고, 2년 연속 무파업으로 완전 타결을 끌어냈다. 현대차 임금 동결은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세계 금융위기에 이어 이번이 역대 세 번째다.

노조가 11년 만에 임금 동결을 선택한 건 코로나19 위기와 4차 산업혁명 등 산업 환경 변화 속에 고용 안정과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 속 임금 인상은 비판적 여론을 조성할 우려가 크고 매출 하락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7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지난 25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대비 52.8%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찬반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4만9,598명 가운데 4만4,460명(투표율 89.6%)이 참여했다.사진은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25일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하고 있는 모습. 이날 투표는 울산·전주·아산공장, 남양연구소 등 전국 사업장에서 실시됐다. 현대차 노조 제공
27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지난 25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대비 52.8%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찬반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4만9,598명 가운데 4만4,460명(투표율 89.6%)이 참여했다.사진은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25일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하고 있는 모습. 이날 투표는 울산·전주·아산공장, 남양연구소 등 전국 사업장에서 실시됐다. 현대차 노조 제공

앞서 노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늦은 지난달 13일 교섭을 시작했으나 역대 두 번째로 짧은 40일 만에 잠정합의안이 나왔다. 노사는 올해 코로나19 위기와 친환경 차로 전환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 대응에 공감하고 교섭을 진행해왔다.

노조는 교섭 전부터 소식지 등을 통해 임금 인상보다 고용 안정에 집중할 것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실제 노사는 올해 교섭에서 생산 자동화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환경 변화 속에서도 연간 174만 대인 국내 공장 생산물량을 유지하기로 합의하는 등 일자리 지키기에 뜻을 모았다. 또 향후 전기차 시장을 고려해 전기차 전용공장 지정을 논의하고 고용 감소 위험이 큰 부문부터 직무 전환 교육을 시행하기로 했다.

내부적으론 조합원들 반발이 컸던 '시니어 촉탁제' 변경에도 노사가 합의했다. 시니어 촉탁제는 정년퇴직자 중 희망자만 회사가 신입사원에 준하게 임금을 지급하고 1년 단기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것인데, 대다수가 기존 재직 기간에서 일했던 근무 조가 아닌 다른 근무 조에 배치된 탓에 불만이 있었다. 올해 교섭에서 회사가 이를 반영해 시니어 촉탁을 기존 근무 조에 배치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 협력사 지원을 위해 울산시와 울산 북구가 추진 중인 500억원 규모 고용유지 특별지원금 조성 사업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노사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을 채택해 의미를 더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잠정합의안 가결을 토대로 노사가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에 힘을 모으고, 협력사와 동반 생존을 일궈 나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국내외 여러 상황을 고려해 조합원들이 다소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일자리를 지킨 것에 찬성표를 준 것 같다"며 "부족했던 부분은 내년 교섭에서 채우겠다"고 말했다.

노사는 28일 하언태 사장과 이상수 노조 지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는 조인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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