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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추석을 앞두고 찾은 울산 남구 신정시장은 차례상 준비를 위한 시민들의 발길로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27일 추석을 앞두고 찾은 울산 남구 신정시장은 차례상 준비를 위한 시민들의 발길로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대목을 앞두고 있으니 손님이 평소보다는 조금 늘었습니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앞으로 좋아지겠죠"

 27일 명절 대목을 앞두고 찾은 울산 남구 신정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시장 안팎으로 노점상이 꽉 들어찼으며, "어서오세요! 세일 받아가세요. 선물세트 예약 받습니다"라는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장을 가득 메웠다.

 예년처럼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이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제법 전통시장다운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이날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인적이 드물었던 지난달과는 다르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양손 가득 짐을 쥔 채 바삐 돌아다니는 방문객들로 생기가 돌았다. 상인들은 예년 명절과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젓갈 등 반찬을 파는 이모(68)씨는 "대목을 앞두고 있으니 손님이 평소보다 조금 늘었다. 평소보다는 많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요즈음 시장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든데 태풍과 장마로 과일, 야채 등 물량이 없어 값이 비싸졌다. 사람들이 2개 살 것을 1개만 사간다. 올해가 많이 힘든 편이다"면서 "그래도 살아남아 이렇게 살아가는 게 스스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며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

 잦은 태풍과 긴 장마가 겹쳐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명절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상인들은 울상을 짓기도 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서모(60)씨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손님이 없는데 태풍, 장마로 과일 가격이 많이 올라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번 여름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사과가 성장을 못하다보니 굵은 게 없다"면서 "사과 20kg 한 상자에 31만원이나 한다. 사과가 역대급으로 비싸서 사는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사과가 지난해에는 10만원 대였다. 장사가 안 되니 그냥 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을 찾은 방문객들도 명절을 코앞에 둔 전통시장의 예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과 함께 제수 용품을 사러 온 김모(54)씨는 "차례상에 올릴 물품을 정리해보니 지난해보다 10% 정도 더 비싼 25만원으로 예상된다. 물가가 오른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해마다 명절이 되면 싱싱한 재료를 구하기 위해 전통시장에 장을 보러 오는데 오늘은 다른 명절 때 보다는 좀 한가하다. 보통 인파에 떠밀려서 다녔었는데 이번 명절은 사람이 별로 없다. 오른 물가와 코로나19로 활기를 잃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힘든 와중에도 상인들이 가격을 깎아주며 흥정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어 따뜻한 시장 인심을 실감케 했다. 
 김가람기자 kanye218@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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