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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의 간곡한 이동 자체 호소 속에 닷새간의 추석 연휴를 조용히 넘기나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울산에선 연휴 막바지 이틀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청정 명절'의 기대감을 앗아갔다.

울산에서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남구에 거주하는 47세 남성(울산 147번)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지난 2일까지 연휴 사흘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3일 1명에 이어 연휴 마지막 날인 4일에는 4명이 한꺼번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아직 조사 중인 1명을 제외한 4명 모두 가족 간 감염인데, 연휴 나흘 연속 두 자리 수를 유지한 전국의 코로나19 상황과는 대비된 모습이다.

무엇보다 이들 지역 감염은 모두 추석 연휴 전에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추석 연휴 귀성객과 여행객 등 대규모 인구 이동에 따른 코로나19의 '조용한 전파'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어 연휴 이후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울산시는 추석 연휴를 거친 이번 주와 다음 주가 올가을 코로나19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추석연휴 발(發) 코로나19 감염 확산 차단에 방역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울산시는 중구에 거주하는 47세 여성 A씨, 동구에 사는 66세 여성 B씨와 39세 남성 C씨 등 3명이 각각 울산 149~151번째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가족 간으로 앞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대전의 362번 확진자 D씨와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울산 중구에 있는 149번 확진자의 자택에서 가족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 362번 확진자 D씨는 A씨의 오빠이자 B씨의 동생이며 C씨는 B씨의 아들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가족간 전파자인 D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제주도를 여행한 뒤 울산공항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동구에 사는 누나인 B씨 집으로 이동했고, 이날 오후 B씨와 조카인 C씨와 함께 택시를 이용해 중구의 여동생 A씨 집으로 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20일 오전까지 A씨 집에 머물다 이날 KTX울산역을 통해 대전 자택으로 올라갔으며 지난 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튿날 D씨 아내도 대전 364번 확진자가 됐다.

울산시는 D씨와 접촉한 사람의 명단을 넘겨받아 모임에 함께 했던 가족들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A씨의 남편과 딸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씨 등 확진자 3명은 울산대학교병원 음압병실에 입원했으며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날 12세 E군(울산 152번)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울산시에 따르면 E군은 서울 송파구에 살고 있으나,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자차를 이용해 부모, 남동생과 함께 울산 남구의 조부모 댁을 방문해 울산 환자로 분류됐다.

지난 2일 소화 불량과 발열 등의 증세를 보여 다음 날인 3일 좋은삼정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실시했으며 4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E군은 서울 소재 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다.

울산시는 이들 확진자 자택을 방역하는 동시에 추가 접촉자를 파악하는 등 심층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울주군에 거주하는 47세 여성(울산 148번)이 지난 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앞서 양성 판정을 받은 부산 450번 확진자와 부인으로 가족 간 감염으로 추정된다.

울산시는 이 여성의 남편인 부산 450번 확진자가 지난달 29일 울주군의 자택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택 방역과 함께 추가 접촉자 파악을 위한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이번 연휴 중 발생한 확진자의 감염원이 모두 부산과 대전 등 외지인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코로나19의 지역 내 유입을 막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울산시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도 불구하고 산발적인 확산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석연휴의 인구 이동 결과가 나오는 향후 2주 동안 코로나19 대응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울산시는 추석 대이동에 따른 감염 가능성 외에도 전국적으로 종교시설과 요양원, 의료기관, 목욕탕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도 집단발병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확실한 상황 호전이 있기 전까지 방역 수위를 유지할 방침이다.

한편, 이른바 고스톱 모임과 동기회 사무실, 아파트 입주민 등 집단감염을 일으킨 서울 광화문 집회 발 코로나19 확진자는 32명이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8·15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울산 70번 확진자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남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 6명을 감염시킨데 이어 울산 88번 확진자를 매개로 동기회 사무실 5명, 고스톱 모임 17명, 사우나 접촉자 3명까지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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