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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어촌 지역인 북구 강동 지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시원한 바람과 파도소리가 들리는 해변에는 주말마다 사람으로 붐비고 산자락에 있는 자동차극장은 매일 밤 교통체증이 있을 정도로 성황이다. 
 
하지만, 정작 지역주민들은 무개념적으로 공간을 사용하는 일부 관광객들 때문에 불만을 토로한다. 
 
주말이면 차 트렁크에 불판과 음식재료를 잔뜩 싣고 해변을 찾는 사람들은 해변에 타프나 텐트를 친다. 이어진 식사시간에는 가스 부스터로 고기를 굽는 것은 기본이고 숯불용 불판을 들고 와 숯을 피우고 고기를 굽는다. 심지어 생나무까지 가져와 연기를 내며 불을 피우는 경우도 있다. 숯을 피우기 위해 사용하는 번개탄은 냄새가 고약하고, 숯불 연기가 주변 일대에 머물면서 인체에도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저절로 인상을 쓰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음식물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에도 불구하고 음식물을 버리고 가는 얌체족이 기승을 부린다는 점이다. 음식물쓰레기 주위로 까마귀, 비둘기, 갈매기, 고양이, 개가 차례로 몰려들어 주변을 더럽히기 때문에 음식물쓰레기가 배출되면 긴장한다. 비닐봉지에 들어 있는 음식물을 먼저 까마귀를 비롯한 새가 쪼아 먹고, 고양이가 헤집어 놓아 일대를 난장판으로 만든다. 상황을 모르는 주민은 관할 구청에 민원을 넣어 음식물쓰레기를 제때 안 치워 주변이 더럽다고 질타하지만, 시민의식이 부족한데서 기인한 일이라는 것을 잘 안다. 
 
들짐승, 날짐승이 몰려들면 주변에 분비물이 많아져 악취가 나고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해변이다 보니, 나날이 새로운 일이 발생하는데, 예전에 없었던 갈매기나 비둘기 먹이를 주는 사람이 생겨 새로운 고민거리가 되었다. 하늘을 비행하던 갈매기가 쏜살같이 날아와 먹이를 먹는 장면은 장관이라 손뼉을 칠 테지만, 이후 뒷감당은 해변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몫이 된다. 새는 하루에 10번 정도 배설을 한다고 하는데, 떼를 지어 날아든 새들의 분비물로 인해 해변은 성한 날이 없다. 
 
해변으로 진입하는 계단 맨 아래에는 몽돌해변을 상징하는 구조물이 설치됐다. 이 설치물 곳곳에 새똥이 묻어 있고, 칠도 조금 벗겨졌다. 새똥이 독한 성분이어서 구조물이 금세 상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외국에서는 산성이 강한 비둘기 배설물이 건축물을 부식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모이 금지령을 내렸다. 영국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시민의 건강을 이유로 비둘기에게 음식을 주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과자 대신 건곡식 또는 건과류를 주는 관광객도 있다. 새 먹이를 주지 말라고 말하면, 새에게 좋은 음식을 주는데 무슨 참견이냐고 되레 나무란다. 먹이 주기 금지 안내 말을 듣지 않고 갖고 온 먹이를 동이 날 때까지 새에게 던져주는 관광객을 볼 때마다 물 위를 걷는 듯 아슬아슬하다.
 
새가 떼 지어 비상하는 장면은 장관이다. 하지만, 이를 보며 환호하는 사람들은 너도 나도 새에게 과자나 곡식을 던져주고, 이 맛에 길들여진 새들은 수시로 사람 곁에 모여든다. 사람이 던져주는 먹이를 먹어 살이 찐 비둘기를 쉽잖게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먹이를 줘서 야생성을 잃는다는 우려는 있지만 사람과 새가 어울려 공존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고도 말한다. 어찌됐던 음식물쓰레기는 되가져가야 하고 새에게 먹이를 주는 일도 좀 더 심사숙고를 해야 할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한 신(新) 풍속 가운데 자동차극장으로 차가 몰리고 있는데, 저녁시간 대 자동차극장으로 진입하려는 차량과 무룡로로 진입하려는 차량이 엉키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주민들은 여름 내내 관광객이 많이 몰려 해변을 빼앗겼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교통체증이 유발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관광문화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북구 강동은 산통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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