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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시민 의식과 소방당국의 빠른 대처가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지난 8일 울산 남구 신정동 33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인 삼환아르누보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울산에는 일본에 상륙하는 제14호 태풍 '찬홈'의 영향으로 초속 10m가 넘는 강한 바람이 불어 닥쳤다. 
 
강풍으로 인해 3층 테라스에서 발생한 불은 건물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건물 전체를 뒤덮었다. 
 
불티는 바람을 타고 인근 대형마트 옥상으로 번지면서 또다시 새로운 화재사고를 낳았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시간으로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왔다. 옥상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수십 명의 주민들이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큰 인명피해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이 난무했다. 그야말로 재앙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이날 128세대, 393명이 입주해 있던 아파트 화재 속에서 다행히 사망자는 단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인명피해는 부상 93명에 그쳤다. 
 
33층 전체가 불탄 규모에 비하면 기적에 가깝다.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소방당국의 빠른 대처와 시민들의 높은 의식이 있었다. 
 
소방당국은 화재 신고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건물 내부에 들어가 일일이 호실을 확인하며 주민들을 수색하고 구조했다. 
 
입주민들은 불로 연기가 나자 먼저 대피하기 보다는 이웃집을 돌며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또 비상계단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시민들을 옥상으로 인도했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높은 시민의식이 대형 참사를 막았다. 
 
불길 속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했던 소방당국과 주민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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