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등 1천여명 투입 밤샘작업…15시간 사투 끝 완전진화
소방관 등 1천여명 투입 밤샘작업…15시간 사투 끝 완전진화
  • 정혜원 기자
  • 2020.10.1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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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아르누보 화재] 사진으로 보는 현장·이모저모
9일 오후 울산시 남구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전날부터 이어진 밤샘 진화 작업이 끝난 후 소방관들이 건물 옆에서 쪽잠을 자고 있다.
9일 오후 울산시 남구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전날부터 이어진 밤샘 진화 작업이 끝난 후 소방관들이 건물 옆에서 쪽잠을 자고 있다.

울산 남구 달동의 33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인 삼환아르누보 화재는 8일 오후 11시 7분께 발생해 15시간 40여분 만인 9일 오후 2시 50분에 완전 진화된 대형 화재였다. 소방관들의 신속하고 침착한 대응과 입주민들의 침착한 대처가 만들어낸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화재 발생에서 진화까지의 생생한 현장의 긴박했던 장면들을 렌즈에 담았다. 편집자 사진=유은경기자 2006sajin@

8일 밤 남구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가 다음날까지 꺼지지 않아 헬기가 동원돼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8일 밤 남구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가 다음날까지 꺼지지 않아 헬기가 동원돼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 뒤늦은 경보음에 주민 혼비백산 '필사 탈출'
"아이가 살려달라고 합니다. 제발 구해주세요"
8일 오후 11시 7분께 울산 남구 달동 주상복합건물 삼환아르누보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멀리서도 불길이 보일 정도로 건물 외벽 전체는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곳곳에는 화염으로 인해 외벽, 철재, 깨진 창문 등이 떨어져 땅에 덩그러니 방치돼 있었으며, 바람이 불때면 불이 일렁이면서 하늘에서 불씨가 떨어지기도 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9일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현장을 방문해 피해 주민들과 '화재 피해대책 간담회'를 갖고 울산시의 지원대책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9일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현장을 방문해 피해 주민들과 '화재 피해대책 간담회'를 갖고 울산시의 지원대책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갑작스런 화재에 건물 안에 있던 주민들은 혼비백산이었다.
소지품을 챙길 틈새도 없이 살아야겠다는 심정으로 건물 밖을 빠져나온 주민들은 한시름 놓는 것도 잠시 난리통 속에서 없어진 가족들을 찾기에 바빴다.
한 아이의 아버지는 건물 밖에 있던 와중에 집에서 불길이 솟구치는 것을 보고 부랴부랴 현장에 달려왔지만, 아이가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것을 알고는 구출해달라며 소방대원들에게 호소를 하기도 했다.

이 시민은 "전화하니 아이가 살려달라고 울면서 얘기를 해요. 제발 아이를 살려주세요 구할 수 없어 답답한 심정이에요"라며 울먹이며 도움을 요청했다.

# 건물에 남은 입주자 구조 소방대원 고군분투
또 다른 시민도 "지인이 고층에서 머물고 있는데, 고층 사람들 대부분이 못 빠져 나오고 있는 거 같아요. 전화를 계속하는데 받지도 않아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어요"라며 토로했다.
소방대원들도 작전 회의를 여는 등 미쳐 건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주민들을 구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불길은 누그러들었지만, 초고층 화재 진압 고가 사다리차의 부재와 강풍 탓에 헬기도 띄우지 못해 완진이 쉽지 않아 구조하는데도 애를 먹었다.
사건 발생된 지 2시간이 지난 후 빠져나온 한 주민은 스프링쿨러가 작동하지 않았으며, 경보음도 뒤늦게 울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28층에서 살고 있는 이 주민은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암전이 되서 아무것도 안보이더라 정전이 된 줄 알았는데 5분 뒤 갑자기 불길이 솟구쳤다. 스프링쿨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부랴부랴 대피하니 그제서야 아파트 경보음이 울리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도 "건물 밖으로 빠져 나오니 경보음 소리가 들리더라. 연기는 집 안까지 들어왔지만 스프링쿨러는 빠져나올 때까지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들은 급박한 상황 속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왕복 10차선 도로를 애워싸고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기도 했다.
그 주변으로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둘러싸 화재 현장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화재로 거주지를 잃은 사람들은 현재 지자체가 마련해 준 임시 거주지에서 머물고 있다.
특히 고층에 거주한 사람들은 밖으로 나오기 까지의 시간이 길어졌던 만큼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워했다. 

애완견을 품에 안고 슬리퍼 바람으로 나온 사람도 있었으며, 급하게 나오느라 지병에 필요한 약을 미쳐 가지고 나오지 못한 이도 있었다.

저층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자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깨워서 창문 밖을 보니 연기가 나고 있었다"면서 "화재 신고가 12층에서 들어왔다고 들었는데, 불은 3층에서 우리 집을 지나 12층으로 번져 위로 쭉 번졌다.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건물 외벽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있었는데 그것이 복구되기도 전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남구의 33층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화재 진압 과정을 바라보고 있다.
남구의 33층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화재 진압 과정을 바라보고 있다.
대형 화재가 발생한 남구 삼환아르누보 33층 주상복합아파트 주변이 외장재인 알루미늄 복합 패널과 파편들로 뒤덮혀 아수라장으로 변해 있다.
대형 화재가 발생한 남구 삼환아르누보 33층 주상복합아파트 주변이 외장재인 알루미늄 복합 패널과 파편들로 뒤덮혀 아수라장으로 변해 있다.

# 이재민 임시 거주지 제공…심리상담 등도
한편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는 대형 화재 발생 즉시 피해확산을 막기 위해 진화소방인력과 이재민을 대상으로 긴급구호활동을 전개해 따뜻함을 전했다.

울산적십자사는 화재상황 접수 후 긴급상황반을 설치했으며, 화재현장과 이재민대피소에 상황파악을 위한 인력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9일 새벽 대한적십자사 이동급식차량을 현장으로 출동시켜 진화소방인력 등 600명을 대상으로 급식구호활동을 펼쳤으며, 급식구호활동을 종료했다.

대한적십자사 울산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는 이재민대피소에 상담활동가를 파견했으며, 갑작스러운 화재로 심적으로 놀란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통한 심리회복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정혜원기자 usj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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