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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500년의 곰솔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울산 동구가 추진 중인 '방어진항 일원 소공원 조성사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보호수 보호와는 관계 없는 부지 매입을 추진하고, 추가 예산까지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15일 동구는 '방어진항 일원 소공원 조성사업' 예산 5억원 가운데 구비 2억원을 내년에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업이 지연됨에 따라 올해 지출이 불가능해진 예산이다.

이 사업은 방어동 329-5 일대에 대한 울산 최초의 보호수 공원화 사업이다. 지난 1994년 보호수로 지정된 곰솔나무를 보호하고, 쾌적한 도심환경 및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지난해 4월 1차 추가경정예산에서 시비 3억원, 구비 2억원 등 총 5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면서 본격화됐다.

동구는 올해 6월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토지 보상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오는 2021년 12월까지 미뤄진 상태다. 사업이 지연된 이유로 동구가 사업 계획 변경 후 불필요한 부지 매입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제의 사업부지는 사유지인 방어동 329-6 일대로 동구가 약 3억원의 예산을 들여 매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해당 지주가 이의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반발하면서 매입이 지연됐고, 현재 강제수용절차가 진행 중이다.
아울러 국유지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추가 예산이 필요해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태규 동구의회 의원은 "이 부지는 최초 사업 계획에 포함돼 있지도 않았고, 곰솔나무와 19m가량 떨어져 있어 보호수 보존이라는 사업의 목적과도 관련이 없다. 보호수 보존을 위해 매입이 진행됐어야 하는 부지는 곰솔나무가 위치한 국유지인 방어동 328과 바로 옆 326-15 일대다"면서 "국유지 2곳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4~5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예산을 편성할 여력이 없어 현재로서는 내년까지 미뤄진 사업 완료 기한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구는 매입한 사유지가 도시계획시설에 편입되면서 민원인 입장을 고려해 서둘러 매입할 필요가 있으며, 국유지는 언제든 매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동구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매입한 부지는 지난해 11월 공원구역으로 지정된 필지로, 공원 면적을 늘리기 위해 매입이 필요한 곳이다. 경관개선과 더불어 민원 차원에서 사유지를 우선적으로 매입한 것"이라면서 "사업은 적법한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시에 추가 예산을 요구하는 등 예산 편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김가람기자 kanye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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