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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가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이 가운에 단연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철도다. 내년 3월 동해남부선 철도가 완공되면 본격적인 동해선 철도 공사가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동해남부선의 경우 2단계 구간(일광역∼태화강역) 중 좌천·남창·덕하역 신축역사를 완성하고 부산 좌천역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개통을 시작하고 있다. 이제 태화강역 등 5개 신설역사의 준공이 곧 눈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부산 부전역에서 울산 태화강역까지 이어지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은 총 65.7㎞ 구간으로, 당장 내년 3월 개통이 예정돼 있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개통이 가시화되면서 지금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동해남부권 개발의 청사진이 하나씩 벗겨지는 중이다. 동해남부선이 완성되면 태화강역을 기점으로 경주와 포항을 지나 북으로 이어지는 철도의 시대가 온다.

철도 노선의 변화는 이미 주변지역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부산 쪽의 일광지역의 경우 이미 대단위 신도시가 모습을 갖춰가면서 울산권의 젊은층을 흡수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다. 실제로 울산에서 일광으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들이 최근들어 꾸준히 늘어나는 점은 주목해야 할 일이다.

울산 북구 역시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송정동의 경우 동해선 송정역사와 함께 신도시 형성이 가시화 됐고 주변의 호계, 매곡 중산 등지에도 대단위 아파트와 개발붐이 불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바로 철도를 중심으로 한 미래의 변화를 읽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동해남부선과 송정역이 연결되는 시점에는 울산의 철도망은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할 상황이 온다.

송정역에서 신경주로 연결되는 철도망의 완성은 철도역사에 또다른 이정표가 된다. 이 부분이 가시화 될 경우 신경주 교통의 요충지가 된다. KTX를 울산역과 부산으로 보내는 동시에 새로운 고속철도를 송정과 포항, 해운대로 보내는 교차점이 되는 셈이다. 소설이 아니다. 이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 그림을 그려놓고 국토의 동남쪽과 서울, 더 나아가 북한을 잇는 대륙철도를 구상하고 있다.

여기서 지적해야 할 부분이 바로 송정역의 현주소다. 지금 송정역 일대는 박상진 호수공원 진입로의 재정비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고 바로 옆에 들어서는 송정역의 모습이 서서히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곳을 찾아가 보면 놀라울 정도로 초라한 송정역의 모습에 황당한 생각이 든다. 신축 중인 송정역은 말 그대로 간이역사 정도로 소규모다. 처음부터 이 곳에 역을 제대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이는 현장이다. 이 정도의 규모로는 동해선 중심역은 고사하고 동네 간이역 수준으로 전락할 상황이다. 

철도문제는 울산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기반시설이다. 특히 동해선 송정역 문제는 울산의 미래와 연관된 중차대한 사안이다. 물론 노선 연장 부분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역사의 규모를 이야기 하는 것이 성급하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노선 연장이 확정된다면 더욱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송정역 노선연장은 단순한 철도 노선 연장을 넘어 앞으로 전개될 울산과 부산 경주를 잇는 동해남부권의 교통지도를 흔드는 시발점이 된다. 그런 점에서 광역철도 노선망과 송정역 연장 등 앞으로 닥칠 울산의 철도 문제는 울산의 미래를 그려내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를 간파한 지역 주민들은 송정역에 대한 노선 연장 문제가 지지부진하자 대정부 건의와 울산시의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문제는 주민들의 반발이 아니라 울산의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있다. 얼마 전에는 부산을 출발해 울산과 강릉을 거쳐 북방으로 통하는 동해선을 유라시아 철도와 연계해 발전시키기 위한 4개 시·도간 협약도 있었다. 4개 시·도는 동해선 철도 인프라 확충사업을 국가 사업화해 조기에 확충해 줄 것을 중앙부처 및 국회 등을 상대로 건의하기로 했다. 특히 당시 건의문에는 울산 북구 송정역 광역전철 연장 운행과 관련해 '동해선 광역전철화 사업의 연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부에 건의한 동남권 광역철도는 부산과 울산의 생활권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교통인프라다. 물론 경제성 평가 등 여러가지 따져 볼 일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투자는 미래를 위한 것이다. 동남권을 출발해 대륙을 잇는 철도는 물류와 인구이동을 포함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진 미래 인프라다. 이를 위한 투자는 보다 적극적이고 광역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송정역의 규모는 당장 재검토가 필요하다. KTX 울산역의 전철을 밟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제대로 지어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울산의 미래를 위해 민관이 하나가 돼 정부에 울산을 위한 미래 투자를 주장하는 일이 우선될 때 미래의 밑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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