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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20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신임 회장 취임을 계기로 낡은 노사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노사관계 변화를 예고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노조소식지를 통해 "회장과 대표이사, 노조 지부장 3자 회동을 통해 현대차 미래청사진에 대해 제대로 논의하자"며 이 같이 밝혔다.

노조는 "지부는 정의선 신임회장 취임에 대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국민에 대한 '신뢰경영'을 실천하라고 주문했다"며 "전임 정몽구 회장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며 오늘날의 현대차를 성장시켰다는 치적 이면으로, 무분별한 계열사 확장과 불법·편법 경영을 일삼으며 부정적인 기업이미지를 실추시켜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그동안 노조를 부정하는 사측의 경영방식이 노사관계를 경직되게 몰아갔다"며 "조합원을 부정하고서는 현대차의 경쟁력은 결코 강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은 낡은 사고를 바꾸고 노조를 회사 발전의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조는 최근 현대차 현장 근로자들이 불성실한 근무태도로 잇따라 징계를 받은 내용이 언론보도 된 것과 관련해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어려움과 함께하기 위해 무쟁의로 교섭을 마무리 지었지만, 회사는 협상이 끝나자마자 보수언론들을 회유해 조합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들의 치부는 뒤로하고 노조를 적대시하는 낡은 경영 방식으로는 현대차가 절대 전진할 수 없다"며 "신임회장 취임에 즈음해 경영진들의 새로운 발상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노조는 "3자 회동은 노사관계 발전의 경첩"이라며 "4차 산업에 대한 대응책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3자회동을 열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며, 답이 없을 시에는 노조를 부정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투명경영 실천 투쟁에 돌입할 것임을 밝힌다"고 했다.

앞서 지난 14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됐다. 본격적인 '정의선 시대'가 개막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신임 회장의 책임경영 하에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의 전환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급변기를 맞은 만큼, 그동안 추진해 온 그룹의 체질 개선과 사업 구조 개편도 더욱더 빨라질 전망이다.

현대차가 기존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줄이고 전기차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함에 따라, 노조는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가능한 한 조합원의 고용을 유지하는 쪽으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부친인 정몽구 회장 시대 갈등 일색이었던 현대차 노사관계가 3세인 정의선 시대에는 협력적 관계로 바뀔 것인지 주목된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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