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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원근법/이서원 지음/목언예원 
"지는 해를 두 손으로 다소곳이 받들고/그녀가 환하게 배경 앞에 웃고 있다/한순간 공글릴 수 있는 이 하루가 참 좋다/황홀한 산을 둘러 천지가 동그랗다/돌아보면 찬란함도 찰나의 순간이듯/해맑은 구도를 핑계로 줌인 되는 소실점"(이서원 시 '해맑은 원근법' 전문)

이서원 시인이 신간 시조집 '해맑은 원근법'을 펴냈다.
책에는 '고요가 뒤꿈치 들고' '섬보다 더 깊은 눈으로' '달보다 푸른 노래' '향기가 수줍은 듯이' '눈발 앞에 꼿꼿한' 등 5장으로 나눠 총 65편의 시가 수록됐다.

저자의 감각적인 시선으로 풀어낸 시 '개들의 공화국' '선을 밟을까 넘을까' '대환란 2020' 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서원 시인은 책 마지막에 수록된 산문을 통해 "나는 왜 시조를 쓰는가? 목메는 그리움이 있어서다. 표현할 수 없는 아련하고 애타는 심정이 있어서다. 함부로 부를 수 없는 이름이 있어서다. 나를 그윽하게 바라보는 살구나무의 눈빛을 다 안을 수 없어서다. 좁은 뒤뜰에서 시간이 만든 세상을 향해 죽을힘과 살 힘을 다해 나아가기 위해서다"라고 말하며 "삶에 슬픔이 올지라도, 절망에 무릎이 꺾어져도 시로 버팀목을 삼을 수 있다면 행복이겠다"고 밝혔다.

이서원 시인은 경주 안강에서 출생해 200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펴낸 책으로 시조집 '달빛을 동이다' '뙤창', 현대시조선 '단풍왕조', 3인 서화집 '바비레따'가 있다.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올해의 좋은시조집상, 울산시조작품상을 받았으며, 현재 한국시조시인협회, 국제시조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울산문인협회, 울산시조시인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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