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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보수진영의 좌클릭에 따른 진화'인가, '현 여당체제의 울산지방 권력 흠집내기 차원'인가. 최근 울산지역 국민의힘 정치권의 행보가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최근 야음근린공원 개발사업을 반대하며 지역 환경단체와 입장을 같이 하는 정책적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여기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재난지원금 지급에서 '선별'이 아닌 '보편'을 당내 일부에서 주장하는가 하면, 호주제 폐지의 대모인 여성학자 이효재 선생 추모 성명서를 내는 등 이전과 다르게 중도클릭 혹은 좌클릭하고 있다.

혁신과 변화를 기치로 지난 8월 출범한 국민의힘 울산시당 '서범수호'의 기존질서 흔들기를 위한 신호탄인지, 야당으로서 여권을 향한 공세를 위한 위한 정략적인 행보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먼저 야음근린공원 개발 사업의 경우, 울산지역 여야 정치권이 개발과 환경 사이의 서로 공수 역전된 태도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은 진보적 환경단체인 울산환경운동연합과 결을 함께 하며, 야음근린공원 개발 백지화를 촉구하며, 공원 존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기존 보수진영의 논리라면 야음공원에 LH가 4,22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건립을 추진하는 사업에 동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박성민 국회의원·고호근 시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때문에 '산단 완충녹지 확보'라는 환경 논리를 명분삼아 여권인 송철호 시장 체제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정치적 흠집을 내기 위해 야권에서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또 보수정당으로서 선별 복지에 방점을 찍어온 정치적 행보에서 벗어나, 코로나19 감염사태에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건의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소속 김상용·정우식·송성우 울주군의원 3명이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전군민 2차 재난지원금' 조속 지급을 제안한 것이다.

이들 군 의원은"코로나19 장기화에 자연재해까지 겹쳐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울주군민들을 위해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단해 줄 것을 긴급 요청한다"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지원금이 군민들에게 지급될 수 있도록 신속한 행정력을 발휘해 줄 것"을 촉구했다. 울주군이 지난 4월 전 군민에게 1인 10만원씩 지급한 긴급 재난지원금을 한차례 더 추진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선 코로나19 위기로 무의미해진 보편·선별 복지 구분에 대한 방증이냐, 주민 표심을 의식한 당론에 배치되는 돌출행동이냐 해석이 분분하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대표적 진보 여성학자로 꼽히는 이효재 선생에 대한 추모 성명서도 채택했다.

지난 10월 4일 별세한 이효재 선생은 부모 성 같이 쓰기 선언, 호주제 폐지, 동일노동 동일임금, 비례대표제 도입, 50% 여성할당, 차별호봉 철폐 운동 등을 이끌며 한국 여성운동의 선구적 역할을 했다.

울산시당 여성위는 성명서에서 "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1세대 여성학자로서 초창기 여성운동의 기틀을 닦는 한편, 직장 내 남녀차별 철폐와 모성보호, 비례대표제 도입, 호주제 폐지 등 법제도를 통해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온 힘을 다했다"며 "여성의 권리를 찾고 여성의 지위를 신장시키는데 누구보다 앞장선 이 교수의 업적을 기린다"고 했다.

이처럼 과거와 판이하게 다른 국민의힘 울산정치권 행보를 놓고 이상기류라는 시각과 함께, 변화와 개혁의 전면에 내세운 서범수 울산시당위원장의 체제가 보수진영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추가 실리고 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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