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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피해를 입은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피해 주민들을 조롱하는 듯 보이는 메모지. 해당 메모지는 한 피해주민이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SNS 캡처 이미지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화재 이재민의 임시숙소에서 발견된 조롱성 메모의 작성자가 이재민에게 자신이 썼다는 사실확인서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최근 피해자 측이 메모를 작성한 당사자의 사실 확인서가 필요하다고 요구해, 시 소속 변호사가 작성자에게 해당 글을 적은 이유 등 사실 관계에 대한 경위를 피해자 측에게 전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관계자는 피해자가 개인정보 유출을 꺼려해, 대신 메모 작성자에게 피해자 측의 메일 주소를 보내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초 메모 작성자가 호텔 측에 자신의 개인번호를 알려주고, 피해자 측과 얘기해보겠다고 의사를 밝혔는데, 호텔 측에서도 곤란해 우리 쪽으로 자문을 구했었다"면서 "마침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이번 대형 화재와 관련된 법률 상담도 지원하고 있어, 피해자와 메모 작성자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이재민들의 변호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 확인서에 담긴 내용은 보지 못했으며, 피해자 측과 연결이 닿을 수 있는 메일 주소를 전달해줬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6일 뉴스1 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실확인서에는 자신이 메모 작성자라고 밝히며 "지난 9일 오후 3시께 체크인 후, 울산을 방문한 지인과 1905호에서 휴식을 취했다"면서 "그때 책상 위에 배치된 종이에 '이재민을 위한 playlist'라는 메모를 작성했다"고 주장한 글이 적혀져 있었다.

이어 "1~2시간 동안 방에 머문 뒤 호텔을 나섰고, 익일 12~1시 사이 호텔로 복귀했다. 그동안 메모를 작성한 사실을 잊어버렸고, 메모지를 처리하지 못한 채 호텔을 나왔다"고 했다.  이 확인서에는 "잘못된 보도가 정정되기를 바라며 이재민분들에게 더 이상 피해가 없길 바란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문도 함께 명시돼 있었다. 

이재민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조롱성 메모가 자작극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조롱성 메모는 화재를 겪은 주민 중 한 명이 SNS에 "스타즈호텔 객실 내에서 발견했다"며 '이재민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라고 적힌 메모지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호텔 로고가 인쇄된 객실 메모지에는 마치 이재민들을 조롱하는 듯 오마이걸 '불꽃놀이', 방탄소년단 '불타오르네', 블랙핑크 '불장난' 등 제목이 불과 관련된 노래 7곡이 적혀 있었다.

한편 지난 8일 오후 11시7분께 울산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다음날 9일 오후 2시50분께 완진됐다. 이 불로 127세대 주민들이 긴급대피했고, 93명이 연기흡입, 찰과상 등을 입었다. 다행히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정혜원 기자 usj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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