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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병영삼거리에서 번영교까지 남구를 잇는 넓은 도로망에 들어선 중구 약사동 삼성 래미안 1차 아파트 전경.  김동균기자 justgo999@
중구 병영삼거리에서 번영교까지 남구를 잇는 넓은 도로망에 들어선 중구 약사동 삼성 래미안 1차 아파트 전경. 김동균기자 justgo999@

너무 높아 위압적이지도 그렇다고 왜소해 보이지 않는 적당한 높이의 대규모 아파트촌을 이루고 있는 중구 약사동 일대. 울산 토박이들에게 이곳은 '한비사택'이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지역이다.

한비사택은 1964년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한국비료공업을 설립해 국내 민영회사로는 처음으로 비료사업에 뛰어들면서 직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조성한 곳이다. 사람들은 한국비료라는 사명을 줄여서 '한비'라고 했고 그 회사의 사택은 오랫동안 '한비사택'이라고 불리어졌다.

# 한비 사택 허물고 건립 '명당 중의 명당'
넓은 잔디밭과 길 양 쪽으로 벚나무 가로수가 길게 이어진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단층집 울타리 밖으로 봄이 되면 연분홍 벚꽃이 안개처럼 자욱하게 피어올랐던 이곳의 정취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지금도 진한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곳이다.

한비사택 터는 이병철 회장이 유명한 지관을 대동하고 자리를 잡았다고 전해지는 울산의 명당 중의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 래미안 아파트는 삼성 이병철 회장이 낙점한 사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선 아파트다. 이 회장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사택부지에 새롭게 자리 잡은 아파트의 시공사도 삼성물산인 것을 보면 삼성과는 각별한 연이 아닐 수 없다.

약사 래미안 1차 아파트의 주민 복지와 화합을 이끌고 있는 입주자대표회의와 부녀회, 노인회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약사 래미안 1차 아파트의 주민 복지와 화합을 이끌고 있는 입주자대표회의와 부녀회, 노인회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울산 중구 지역 상당수가 공항으로 인해 고도제한에 묶인 것처럼 래미안 아파트도 그런 규제에 묶였다. 때문에 래미안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이루고 있으면서도 여느 지역과는 달리 최고층이 12층에 그친다. 고도제한이라는 규제로 빚어진 결과지만 오히려 지금은 아담하고 포근한 느낌을 자아낸다.

'래미안(來美安)'.
'래미안'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의 건설분야 기업인 삼성물산이 2000년 3월부터 내세운 국내 최초의 아파트 브랜드다.
삼성물산이 밝히는 브랜드 '래미안'의 의미는 이렇다.

'래미안'은 최고의 기술로 꿈이 실현되는 앞선 미래의 공간 '來', 미래가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주거 공간 '美', 최고의 안전성과 최상의 보안을 약속하는 편안한 생활공간 '安'의 세 글자 조합이다. '래미안'은 '미래지향적이며(來), 아름답고(美), 편안한(安) 아파트'라는 의미를 담았다.

삼성이라는 든든한 배경 속에 자칭 시공능력평가 수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대표 브랜드 '래미안'. 고객의 자부심이 되는 아름답고 안전한 미래형 집을 제공하겠다는 기업의 이념으로 인해 브랜드의 가치는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래미안'에 입주한 주민들의 자긍심 또한 덩달아 상승한다.

아파트 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한 김장 담그기 행사는 래미안 부녀회가 애착을 갖고 추진하는 주요 행사다.
아파트 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한 김장 담그기 행사는 래미안 부녀회가 애착을 갖고 추진하는 주요 행사다.

# 단지 곳곳 CCTV 사각지대 없이 안전
중구 약사동 '래미안 아파트 단지'는 착공시기에 따라 1차와 2차로 구분 짓는다. 전체 594세대의 래미안 1차는 2001년 12월 준공됐다. '래미안'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지금까지 세워진 전국 313개 '래미안' 아파트 가운데 전국에서도 맏형 꼴이다. 래미안 1차 옆으로 조성된 래미안 2차는 1,598세대로 1차 준공 이후 3년이 지난 2004년 7월 준공됐다.

'래미안 1차'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면 무엇보다 시선을 잡는 것이 아파트를 가득 매운 울창한 가로수다. 한비사택 당시 있었던 벚나무 상당수가 조경수로 쓰인데다가 감나무, 대추나무, 구실 잣밤나무 등 유실수들이 아파트의 연륜만큼이나 튼실하게 자리를 잡고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

관리사무소로 향하는 아파트 화단 감나무에는 까치 밥으로 남겨 놓은 듯 노란 감 서너 개가 아슬아슬 매달린 채 깊어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파스텔 톤 아파트 외벽과 어울려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아파트 이 곳 저곳을 둘러보면서 받는 느낌은 따듯한 색감을 지닌 아파트라는 것이다. 아파트 브랜드 명칭처럼 편안하고 아름답다. 저절로 기분이 좋다.

래미안 1차 아파트 복지와 화합에 앞장서고 있는 (왼쪽부터)유상순 부녀회장, 이기재 회장, 이영길 관리사무소장.
래미안 1차 아파트 복지와 화합에 앞장서고 있는 (왼쪽부터)유상순 부녀회장, 이기재 회장, 이영길 관리사무소장.

관리사무소에서 입주자대표회의 이기재 회장과 유상순 부녀회장, 이영길 관리사무소장과 마주했다. 역시 이들의 첫 일성은 아파트 브랜드로 얘기로 시작됐다.

지난해 전임 잔여 임기에 이어 지난 7월부터 공식적으로 회장 직책을 맡게 됐다는 이기재 회장. 성격상 앞에 나서기를 꺼려한다면서도 아파트 자랑에는 앞서서 입을 열었다.

"브랜드 가치를 보고 10년 전 북구에서 '래미안'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 '래미안' 아파트의 가치는 무엇보다 브랜드 이미지가 큰 몫을 차지할 것으로 보는데 역시 생각했던 것처럼 삼성이라는 시공사의 긍정적 이미지와 아파트 구석구석 입주민 입장에서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어 만족스럽다."

이 회장은 또 '래미안'은 어느 곳보다 안전한 아파트라고 강조한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어느 한 곳 사각지대 없이 촘촘히 살피고 있는 CCTV를 자랑한다. 때문에 주민들이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주거문화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아파트 단지는 물론 약사동의 현안 해결을 위해 내일처럼 나서는 주민자치위원의 참여도 많다고 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덕분에 '래미안'은 중구청이 지정하는 태극기 달기 시범단지로 선정돼 매번 국경일이면 태극기가 휘날리는 아름다운 풍경도 연출된다. 최근에는 주민들의 높은 호응 속에 소방훈련도 참여했다.

래미안1차 아파트 주민들은 소방훈련 등을 통해서도 탁월한 결속력을 보여주고 있다.
래미안1차 아파트 주민들은 소방훈련 등을 통해서도 탁월한 결속력을 보여주고 있다.
래미안1차 아파트는 태극기 달기 시범단지로 지정돼 주민들의 나라사랑 정신 함양에 적극적이다.
래미안1차 아파트는 태극기 달기 시범단지로 지정돼 주민들의 나라사랑 정신 함양에 적극적이다.

# "주거환경 너무 좋아서 이사 잘 안가요"
유영순 부녀회장은 아파트 주민들의 소통과 결속력을 내세운다. 래미안 1차 아파트는 단지의 부녀회를 중심으로 한 자원봉사 홈타운 중구1호점으로 지정됐다.

지역 특성에 맞는 자체 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청소년과 주부들이 함께 건전한 공동체 문화형성에 앞장서고 있다. 김장담그기 봉사, 경로당 봉사, 환경미화, 교통지도 활동 등은 모두 주민 결속을 통해 지속적으로 행해지는 행사다.

래미안 아파트 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는 최고다. 주변지역의 교육환경은 가히 울산 첫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파트 단지 반경 200m 이내 설치된 학교만 초·중·고등학교만 10여개가 넘는다. 아파트 주변이 이렇게 공교육기관이 인접한 학군은 드물다.

집에서 불과 10분 안짝에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등하교가 가능하다. 주변지역이 학교정화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학생들의 교육환경에 해가 되는 유해시설도 없다.

아파트 부녀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주기적으로 쾌적한 아파트 환경 조성을 위한 환경미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파트 부녀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주기적으로 쾌적한 아파트 환경 조성을 위한 환경미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중구 홈플러스 주변에는 유명 학원이 줄지어 형성되면서 학원가가 조성돼 있어 학부모들의 사교육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야말로 아파트 인근에 교육문화시설이 대부분인 안심주거지다.

이기재 회장은 "아이 학교 문제도 래미안을 선택하게 된 동기다. 적어도 이곳은 아이가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는 12년 동안 학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울산에서 이만큼 최적의 주거지가 없다"고 흡족해 했다.

탁월한 교육환경 뿐만 아니라 중구청, 방송국, 동천체육관 등 관공서나 문화체육시설도 근처에 입지해 있다. 인근에는 대형마트도 위치해 있고, 울산 도심 어디든 향할 수 있는 사통팔달의 교통망도 매력적이다.

이런 때문인지 아파트 전출 인구가 많지 않다는 게 이영길 관리소장의 설명이다.

"이곳에 입주한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떠나는 분들이 많지 않다. 아파트 평수가 다양해서 큰 평수를 작은 평수로, 작은 평수를 큰 평수로 옮기는 분들은 있어도 다른 곳으로 떠나는 가구수가 손에 꼽아야 할 만큼 적은 것이 래미안 아파트의 특성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우수기자 jeus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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