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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데이인 지난 31일 저녁 울산 남구 삼산동 등 번화가가 코로나19 여파 속에도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핼러윈데이인 지난 31일 저녁 울산 남구 삼산동 등 번화가가 코로나19 여파 속에도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은 가운데 핼러윈 데이인 지난달 31일 밤 울산시내 번화가는 초저녁부터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저녁 8시께 찾은 울산 남구 삼산동 거리에는 수많은 이들이 몰려 축제 분위기를 돋웠다.

이날 주점 및 식당에는 호박 등 핼러윈을 연상시키는 장식이 설치돼 흥을 더했다. 영화 캐릭터 등 각종 코스튬을 한 이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친구와 함께 방문한 정모(25)씨는 "핼러윈이라기보다는 주말을 즐기기 위해 나왔는데, 사람도 많고 분위기가 나서 재밌다"고 말했다.

밤이 깊어가면서 인파가 불어나자 '턱스크'를 하거나 아예 마스크를 끼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길거리가 복잡해 쉽게 지나다니기 힘들었고 교통체증도 발생했다.

한 주점에서는 손님들의 얼굴을 분장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페인팅을 받는 이는 물론이고 그려주는 사람도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서로 밀착했다.

오후 10시쯤에는 대부분의 주점이 만석이었다. 일부 식당 앞은 대기 줄이 길어지면서 혼잡했고 거리두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골목에는 마스크를 내린 채 흡연하며 침을 뱉는 이들이 수두룩했다.

주차요원 박모씨는 "요즘 이곳은 주말 인구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8월에 비하면 두 배 정도 많다. 오늘은 평소 주말보다 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지역 클럽들도 예년처럼 핼러윈 파티 홍보를 하며 손님을 끌어 모았다.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A클럽은 SNS를 통해 특수 분장과 코스튬 프로모션을 홍보하며 "매년 최고의 핼러윈 파티를 이뤄내는 A클럽과 10월의 마지막 날, 파티에서 함께 하세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 게시물에는 '클럽 3대 명절 핼러윈' 등 공감하는 3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를 두고 일부 시민들은 방역지침이 느슨해진 틈을 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것 같다며 불안해했다. 

김모(23)씨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요 행사들을 자제하고 시위도 제한하는 등 그동안 노력을 많이 했는데, 잠깐의 이벤트를 즐기고자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부대끼는 모습을 SNS를 통해 보니 너무 이기적인 것 같다"면서 "고등학생들은 이제 곧 수능인데 코로나19가 또 퍼지면 이는 무책임한 어른들의 잘못이다"고 일갈했다.

울산시는 지역 내 유흥주점 등 1,627개소에 대해 이날까지 방역 준수사항 집중점검에 나서는 등 방역을 더욱 강화했다.

그동안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이 무색해지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가람기자 kanye218@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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