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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는 4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45일간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대나무 중 피해가 큰 28% 가량의 대나무를 제거하는 복구사업에 나선다.  유은경기자 2006sajin@ulsanpress.net
울산시는 4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45일간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대나무 중 피해가 큰 28% 가량의 대나무를 제거하는 복구사업에 나선다. 유은경기자 2006sajin@ulsanpress.net

태화강의 명물, 대숲에 이중잣대를 적용한 울산시의 관리행정이 눈총을 받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9월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하이선'의 강풍 피해로 쑥대밭이 된 태화강 국가정원 내 십리대숲 정비에 나선다고 4일 밝혔다. 하지만 울산시의 관심이 국가정원 십리대숲에 집중되는 사이 삼호교에서 백천교 구간의 태화강에 산재한 대숲은 관리행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울산시는 이날부터 태풍 피해를 입은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복구에 착수해 다음 달 18일까지 45일간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태풍 피해를 입은 국가정원 내 십리대숲은 밖에서 볼 땐 생육이 왕성한 풍경이지만, 대숲 속 산책길에 들어서면 멀쩡한 대나무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큰 피해를 입은 상태다.

울산시는 십리대숲 전체 면적 10㏊ 중 절반 가까운 면적이 피해를 입었으며, 이번 정비 작업을 통해 뿌리가 드러날 정도로 넘어졌거나 부러져 생육이 불가능한 대나무를 모두 제거할 예정이다. 이번 대숲 정비에는 총 2억4,000만원이 투입되며, 잘라내야 할 대숲 면적은 전체의 28%인 3㏊에 이른다.

태풍 피해를 입은 지 2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복구·정비에 나서면서 시민들의 불평에 일일이 설명할 수 없었던 울산시 당국의 마음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태풍으로 넘어지고 꺾인 대나무를 장기간 방치하면서 늑장 복구라는 비난을 받은 울산시가 피해 2개월여 만에 정비에 나선 것은 대숲 생육을 위한 간벌의 적기를 맞추기 위해서다.

태풍 피해는 지난 9월에 났지만, 내년 초여름 건강한 죽순 성장을 위해 뿌리 생장 휴면기인 11월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게 이유다. 또 대나무는 가을까지 물기를 머금고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11월 전에는 간벌을 하지 않는다.

울산시는 이번 십리대숲의 태풍 피해 목을 제거한 이후 추가 객토와 웃거름을 깔아 내년에 건강한 죽순이 생장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비작업은 십리대숲을 찾는 관광객의 편의를 고려해 작업구역을 3~4구역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작업구역 밖의 대숲은 개방할 예정이다.

태화강 국가정원 내 십리대숲에 대한 울산시의 행정은 이처럼 지극정성이지만, 국가정원 밖의 태화강변 대숲은 찬밥신세다.

울산시와 구·군은 국가정원 십리대숲 정비에 앞서 삼호섬 대숲을 비롯해 다운동과 범서읍 베리끝 대숲의 태풍 피해 목은 일찌감치 베어냈다. 하지만 잘라낸 대나무를 대숲 속에 무더기로 쌓아 놓고는 몇 달째 방치하고 있다.

무엇보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국가정원 십리대숲은 넘어지고 꺾인 대나무가 경관을 크게 해치는 상황임에도 내년 죽순 생장을 위해 피해 목 제거를 늦춘 반면, 국가정원 밖의 대숲은 이러한 고려도 없이 지난 9~10월에 제거작업을 마쳤다.

태화강 대숲 관리에도 행정이 차별화를 두고 있는 셈인데, 특히 범서읍 구영리 베리끝 대숲과 다운동과 삼호섬 대숲에는 잘라낸 대나무를 반출하지 않고 현장에 쌓아 방치하고 있어 행정의 이중적 행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태화강 산책을 나온 주민들은 "강변의 미관을 위해 태풍 피해 대나무를 제거했으면 뒤처리까지 깔끔하게 끝내는 게 책임 있는 행정이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대숲도 국가정원 대숲이라야 대접을 받는 모양이다"며 "한쪽에선 거액의 예산을 들여 백리대숲 조성 사업을 벌이면서 다른 쪽에선 대숲 관리를 엉망으로 하는 행태를 어떻게 봐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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