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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소방본부가 올해 말까지 지역 고층 건축물을 대상으로 관계 기관 합동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점검 대상은 30층 이상 고층 건축물 33개소, 141개 동이다. 점검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운데 소방, 건축, 전기, 가스 등 분야에서 이뤄진다. 화재 안전시설 유지 관리, 내·외장재 실태, 피난 안전 구역 등을 다각적으로 조사해 화재 위험 요인을 개선하고, 개선안을 마련한다.

문제는 점검이 아니라 대책이다. 울산은 지난달 엄청난 고층빌딩 화재 사건을 겪었다. 당시 30층 이상 고층빌딩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고가굴절사다리차'가 필수지만 이 장비가 없어 부산에서 고가 사다리차가 올 때까지 넋을 잃고 불길을 보고 있어야 했다. 고가굴절사다리차는 서울과 경기도에 각 2대, 부산과 인천, 대전, 세종, 제주에 각 1대씩만 도입된 상태다. 7대 광역시에서조차 울산과 대구, 광주는 1대도 도입하지 못한 셈이다.

고층 빌딩의 경우 울산에서 불이 나면 그냥 넋을 놓고 바라만 봐야 하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지난 아르누보 화재 당시 부산에서 고가사다리차가 도착하고 날이 밝으면서 헬기를 동원해 물을 뿌리고, 소방대원들이 불이 난 층에 진입해 집중적으로 진화하면서 겨우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문제는 이번 화재로 울산의 주상복합건물과 초고층건물을 비롯한 화재 취약 시설에 대한 촘촘한 점검이 실시 됐지만 장비의 지원이 없으면 점검 자체로는 아무런 대책을 찾지 못한다는데 있다. 울산의 겨울철 화재 대책은 비단 고층빌딩만의 문제는 아니다. 울산의 전통시장이나 석유화학공단 등 화재사고가 잦은 다중시설에 대한 점검은 시급하다.

울산의 전통시장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점검에서 상당수가 전기시설 불량으로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는 한국전기안전공사 울산지사와 지난해 44개 전통시장 전체 3,925개를 대상으로 전기시설 전수 조사를 벌인 결과 7.3%인 285개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부적합 사항은 모두 333건으로 접지시설 미설치가 64%인 21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누전차단기 불량 22%(72건), 배선 불량 7.3%(26건), 누전 5.4%(18건) 등으로 집계됐다.

울산시는 최근 5년간 전통시장 화재의 50%가 전기적 요인으로 분석돼 전기안전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점포는 그만큼 화재에 취약하다고 보고 있다. 울산시는 전통시장의 화재 예방을 위해 시설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울산시는 지난달 31일 상인회 및 상인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전기 안전점검 부적합 사례별 화재 위험성과 조처 방안을 안내하고 각 점포가 시설을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안전점검에서 제외돼 화재 사각지대에 놓인 무등록 전통시장 4곳은 이달부터 전기 안전점검을 벌여 부적합 시설을 개선하기로 했다.

문제는 최근 들어 발생하는 화재사고의 대부분이 전기적 요인이나 부주의로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다중집합시설이나 전통시장 등의 불조심도 각별히 주의해야 할 시점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화재 발생은 특정 계절이나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일어난다. 대형 백화점 등 대형 판매시설과 공연시설, 버스터미널, 사회복지시설 등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곳은 특히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유통업체 가운데는 비상계단에 물품을 쌓아두거나 비상발전기의 덮개를 훼손하는 등 화재에 취약한 시설과 불법시설이 산재해 있다.

대형 건물들에 대한 화재 예방 점검은 결코 가벼운 사항이 아니다.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엄청난 인명 피해가 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항상 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건물들의 경우 더더욱 그러하다. 상당수의 다중이용시설이 화재 발생시 자동으로 물을 뿜어 주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거나 비상구 유도등조차 없는 경우는 허다하다. 산업 현장도 마찬가지다. 유사한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실천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안전에 대한 인식도 새롭게 바꿔야 한다. 사고가 나고 대형참사가 빚어지면 우리는 언제나 안전을 외치지만 여전히 우리의 안전의식은 낙제점이다.

이제 곧 겨울철이다. 겨울철의 경우 어느 때보다 화재 위험에 노출된 시기다. 최근들어 발생하는 화재사고의 대부분이 전기적 장치의 노후화나 난방기 과열 등 인재로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다중집합시설이나 재래시장 등의 불조심도 각별히 주의해야 할 시점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화재 발생이 잦은 겨울철은 무엇보다 다중시설에 대한 화재 안전점검이 필수적이다.

대형 백화점 등 대형 판매시설과 공연시설, 버스터미널, 사회복지시설 등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곳은 특히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유통업체 가운데는 비상계단에 물품을 쌓아두거나 비상발전기의 덮개를 훼손하는 등 화재에 취약한 시설과 불법시설이 산재해 있다. 대형 건물들에 대한 화재 예방 점검은 결코 가벼운 사항이 아니다.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엄청난 인명 피해가 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안전불감증이 몰고 올 대형 재난은 미리미리 예방조치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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