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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포조선전경. 울산신문자료사진
미포조선전경. 울산신문자료사진

현대미포조선 노사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노사가 올해 7월 상견례 이후 20여 차례 교섭했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여는 등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11일 오전 6시부터 전체 조합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이번 투표는 오는 13일까지 울산 본사 등에서 이뤄진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28일 회사가 불성실한 교섭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위원회는 이달 9일 당분간 교섭을 더 하라는 취지로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이번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되더라도 노동위원회가 노사 간 입장차를 인정하는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일단 교섭을 이어가야만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다.

노사는 지난 7월 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그동안 23차례 교섭했으나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1만5,746원 인상(기본급 대비 5.75%, 호봉승급분 별도), 성과급 250%+α 지급,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신규 채용 및 조합원 범위 확대, 총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교섭 마무리를 위해 사측에 제시안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아직 이에 응하지 않았다.

사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기 침체와 경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당장 제시안을 내기 쉽지 않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에선 같은 계열사인 현대중공업 노사 임금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고려해 제시안이 쉽게 나오지 않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그동안 그룹 계열사의 눈치를 보며 시간을 끌면서 제시안을 내지 않는 등 불성실한 교섭 행태를 보였다"며 "회사는 조정회의에서 성실하게 교섭하고 조만간 제시안을 내겠다고 밝힌 만큼 진정성과 책임있는 자세로 교섭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지난해 12월 30일 임금협상을 극적으로 연내에 타결하는데 성공했다.

노사는 기본급 4만7,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경영 위기 극복 격려금 100%, 노사화합 격려금 150만원, 중대 재해 제로 달성금 100만원 지급, 사내근로복지기금 10억원 출연, 직무환경 수당 인상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교섭 과정에서 갈등을 겪으면서 노조가 23년 만에 부분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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