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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3D프린팅 제품은 이집트 피라미드이다. 잘 아는 바와 같이 피라미드는 작은 육면체 석회암과 화강암 암석을 일정한 패턴으로 거대한 정사각뿔 형태가 되도록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쌓아 올린 건축물이다. 
 
내부에는 파라오 왕과 여왕 침실, 이곳들을 연결하는 대회랑 등이 있고 아직도 새로운 방들이 발견되는 정말 정밀하게 설계해 놓은 3D 건축물이다. 작은 화강암 암석이라고 했지만 실제는 약 2.5톤에 이르는 엄청난 크기의 블록을 정교하게 쌓아올려 올렸다. 이 블록 쌓기 기술을 보면 21세기 최고의 제조기술인 3D프린팅 기술과 거의 동일하다. 
 
금속 3D프린팅 기술은 아주 작은 40마이크론(㎛) 크기의 분말을 정밀하게 적층해가면서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분말들을 용융·결합시켜 제품을 만드는 공정이다. 작은 분말들은 하나하나씩 적층해가면서 제품을 제조하기에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제품을 실시간(in-situ)로 제작할 수 있다. 무려 5,000년의 시공차가 있지만 결국은 정밀하게 디자인된 피라미드는 원리적으로는 현재의 최첨단 제조혁신 기술인 3D프린팅 기술과 거의 동일하다. 
 
피라미드를 쌓아 올리는 데에는 목제 기중기와 같은 당시 최고의 기술들이 적용됐고 최고의 공학기술자들이 투입됐다. 이집트 역사 기록에 따르면 피라미드 설계는 임호텝(Imhotep)이라는 공학기술자 설계했다고 한다. 실제 피라미드 건설에는 당연 당시 최고의 기술자들이 피라미드 건설 현장에서 거주 생활하면서 피라미드 건설 공법을 학습, 수정 보완해 가면서 무려 5,000년의 역사에도 무너지지 않은 3D 건축물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피라미드에 못지않은 우리나라에도 이 3D프린팅 블록 쌓기 공법이 적용된 옛 건축물이 많다. 대표적으로 중고등학교 역사시간에 배운 세계 최고(最古)의 천문대 첨성대도 블록 쌓기의 공법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첨성대 설계자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연 최고의 공학기술자가 만들었을 것이다. 또한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도 정말 정교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진 3D 블록 쌓기 걸작품이다. 불국사 전체는 김대성이 설계했다고 하나 석가탑의 실제 제작은 백제의 뛰어난 석공 아사달이 만들었다고 한다. 아사달과 아사녀의 전설로 남아 있지만 제작자를 알 수 있는 유일한 건축물이다. 신라는 최고의 석공기술자가 있었기에 지금도 우리가 1500년 전의 정교한 석탑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피라미드와 신라의 석탑 건축에는 당연 당시에 핵심 중추를 설계하는 임호텝, 김대성과 같은 총괄책임자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모든 부분을 직접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부 부분은 아사달과 같이 그 부분을 담당하는 기술자들이 했을 것이다. 전체 설계도를 디자인하는 사람, 돌을 정교하게 절단하는 사람, 깎은 돌을 정교하게 쌓는 사람, 무거운 돌들이 무너지지 않게 서로 결합제를 바르는 사람, 이들 돌을 쌓는 기중기와 같은 장치를 만드는 사람 등 각 부분에 수많은 기술자가 관여했을 것이다.
 
현재의 최첨단 3D프린팅 기술도 이와 마찬가지다. 3D프린팅 공법에서는 기본적으로 제작하고자 하는 제품을 정밀하게 디자인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당연 컴퓨터를 이용하는 CAD 등 SW을 잘 다루어야 한다. 제품 디자인이 완성되면 3D프린팅 장비에 알맞은 공정설계를 해야 한다. 금속 3D프린팅에서는 정밀한 구형 형상의 금속분말을 만드는 사람과 분말제조 장비가 필요하고 이후 이 분말의 특성을 이해하는 사람, 적층과정에서 레이저와 금속분말의 상호관계를 이해하는 사람, 이후 만들어진 금속제품의 기계적 특성 등을 분석하는 사람, 특성 향상을 위해 후처리하는 사람 등 정말 많은 단계에 많은 사람이 필요하게 된다. 
 
3D프린팅이 최첨단 자동화시스템을 갖추더라도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3D프린팅 공정은 무용지물이 되고, 고가의 3D프린팅 장비도 쓸모없이 된다. 앞서 말한 금속 3D프린팅의 모든 단계를 다 직접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너무나도 많은 단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각 단계에서 핵심 기술을 이해하면서 전체 공정을 이해하고 이후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금속 3D프린팅 공정과 달리 플라스틱 3D프린팅 공정은 비교적 간단하다. 따라서 플라스틱 3D프린팅은 초·중·고·대학이나 국책연구소, 테크노파크 등에서 단기 강좌로 가능하다. 하지만 앞선 언급한 금속 3D프린팅 기술은 많은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독학으로 하긴 쉽지 않다. 당연 우수한 인재양성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행히 울산지역은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에서 '금속 3D프린팅 고급인력 양성과정'의 대학원 심층 과정이 있다. 
 
앞서 언급한 인류 최고의 3D 건축물 피라미드와 우리나라 최고의 신라 석탑은 자세히 살펴보면 결국 당시대의 우수한 기술자들에 의해 완공됐다. 당연 이 시대의 최고의 제조혁신 3D프린팅도 결국은 우수한 교육 과정과 이를 이수한 인재들에 의해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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