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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사 임금 및 단체협상이 당해에 마무리되지 못하고 다음해까지 이어지는 '해넘이 교섭'이 수년째 관행처럼 반복되자 일선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내 현장조직인 '현장희망'은 18일 소식지를 통해 "해 넘기는 임단협, 이젠 신물이 난다"며 거듭되는 해넘이 교섭에 대해 비판했다.

현장희망은 "지부가 19년 교섭을 중단하고 20년 단체교섭 상견례를 했다. 2년치 통합교섭에 들어가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며 "이에 현장에서는 '내 이럴 줄 알았다'는 한탄 섞인 한숨만 가득하다"고 집행부를 비꼬았다.

현장희망에 따르면 현대중 노사는 임단협을 당해에 끝내지 못하고 다음해까지 끌고 가 마무리 짓는 '해넘이 교섭'을 지난 2014년부터 계속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임단협 역시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노사 입장차가 커 타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올해치 교섭 역시 미뤄지면서 연내 타결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상태다.

이처럼 매년 임단협이 지지부진하다 못해 해넘이 교섭이 마치 관행처럼 자리 잡으면서 일선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태다.

현장희망은 "매년 교섭은 해 넘기기가 관행이 되고 있지만, 이를 통해 성과를 내지도 못하고 애꿎은 조합비만 피해를 입었다"며 "모든 게 회사의 책임이지만,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을 악화시킨 지부의 정책 실패, 협상력 부재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현장희망은 최근 임단협 과정에서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임금인상보다는 고용안정에 초점을 두면서 무분규 타결을 빠르게 이끌어낸 현대차 노조 사례와 비교하기도 했다.

현장희망은 "피할 수 없다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전략이다. 우리는 왜 현대차지부처럼 결단하지 못하는가"라며 "코로나로 파업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지부는 아직도 '질긴 놈이 이긴다'는 미련을 못 버린 것 같다"고 집행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은 지칠대로 지쳤다. 먼저 회사가 대승적으로 양보해야겠지만, 지부도 침묵하는 다수 조합원 보호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중 노사는 최근 2020년 임단협 5차 교섭을 열고 지난해와 올해의 임단협 연내 마무리를 위해 2년치 교섭을 연계하는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 노사는 회사가 어려운 만큼 이후 교섭에서 시간끌기식 전략보다 적극적인 교섭으로 연내 타결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여전해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다.

지난해 임단협은 이달까지 1년 6개월째 진행 중이다. 70차례가 넘는 본교섭과 실무교섭에도 불구하고 기본급 인상과 조합원 징계, 손배소 소송 등 현안 문제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교섭 역시 기본급 인상 부분부터 현안 문제까지 노사 시각차가 큰 상태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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