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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찮다. 국내 신규 확진자는 3개월 만에 하루 300명대까지 치솟았다. 방역당국이 3차 대유행에 들어섰다고 선언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수도권은 결국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됐다. 

공교롭게도 백신이 곧 출시될 것이라는 희소식들이 전파를 타자마자 걷잡을 수 없는 재확산이 시작됐다. 백신이 코로나 종식의 희망이 되면서 오히려 국민들을 해이하게 만든 것 같다는 기분을 감출 수가 없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어디서 비롯됐는지 감염 경로를 찾지 못하는 집단감염 사례가 전국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백신은 아직 생각보다 멀리 있다.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이 올해 안에 나올 예정이지만, 우리 정부가 국민 몫으로 확보해둔 물량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등은 여러 제약 바이오 기업이 개발 중이던 백신을 입도선매했다. 

코로나 방역에서 우리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일본은 국민 모두에게 접종하고도 남을 물량을 확보해뒀다. 지금은 하루 2,000명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지만 내년 모든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하면 코로나에서 곧바로 탈출할 수도 있다.

하루 19만 명의 환자가 나오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물론 백신이 나온다고 해서 드라마틱한 효능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이들 백신이 임상에선 95%의 예방률을 보였다지만 몇 가지 검증이 남아 있어서다. 

우리 정부가 아직까지 백신 구매 계약을 맺지 않은 것은 이런 과학적 검증에 방점을 뒀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국민은 내년 하반기에나 백신 접종이 가능할 듯하다. 그것도 고위험군이 대상이다. 일반 국민은 내년엔 아예 백신 구경도 못할 공산이 크다. 그런데도 정부가 너무 빨리 쏟아낸 백신 소식에 국민들은 안도했고, 다시 코로나는 일상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최근 집단감염은 고위험시설이 아닌 직장이나 학원, 친목 모임 같은 일상 공간에서 발생하고 있다. 국민 모두의 자발적인 방역 협조가 없으면 제1차, 제2차 유행 때보다 대응이 훨씬 더 어려워질 개연성이 커진 것이다. 

당장 백신과 치료제가 우리에겐 없다. 현 상황에서 감염 확산을 막으려면 철저한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외에는 해답이 없다.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사정이 아니라면 당분간은 각종 모임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행정관서와 기업들도 비대면의 재택근무를 최대한 활용토록 해야한다. 또 철저한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발열 측정, QR 체크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당분간 백신에 대한 장밋빛 희망은 머릿속에서 지우고 우리 모두가 위중하고 엄혹한 시기임을 각별 유념하고 절박하고 간절한 심정으로 방역수칙 준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미래를 저당 잡히게 될 것이다.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더없이 막심해지고 시민들의 일상생활은 크게 위축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제약과 더 큰 제재를 받게 된다. 무엇보다도 개인과 가계는 물론 국가 경제는 뿌리째 흔들릴 수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가 상황에 둔감해지는 것이다. 일상의 피로를 풀기 위해 지인, 동료 등과 선술집이나 노래방을 찾던 일도 자칫 추억으로만 간직해야 하는 서글픈 미래를 막을 수 있는 건, 결국 개개인의 경각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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