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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사태 대응과 더 나은 울산미래를 위한 2021년도 예산 편성에 불요불급한 경비를 최소화했다는 울산시가, 내년도 예산안에 소모성 논란이 있는 해외여비를 상당수 책정했다는 지적이 울산시의회에서 제기됐다.

 울산시의 확장적 살림살이 기조로 시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시의회가 공무 내부조직에 대한 예산에 칼날을 들이대며 곳간 단속에 나선 것이다.

 27일 울산시 행정지원국에 대한 2021년도 예산안 예비심사가 실시된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시의원들은 불요불급한 예산이 무엇인지, 관행적으로 지출되는 사업 등을 짚으며, 코로나19로 달라진 경제여건과 재정건전성 차원에서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새는 돈 찾기에 집중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의 국외여비 편성의 타당성을 짚으며, 공직내부 경비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냈다.

 이미영 의원은 국외업무여비 6억(공무국외여비), 국제화여비 7억1,000만원(우수공무원 2억, 시책개발배낭연수 4억4,000만원, 모범노조원 7,000만원), 장기근속 공무직연수 4,000만원 등 15억원 가량의 예산 편성에 대해, "공무원들이 국외공무연수로 울산시민과 울산발전을 위한 많은 정책과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재난 시기이며 지난해 편성된 똑같은 예산도 2차~4차 추경에서 모두 불용처리됐다"며 "그런데도 2021년에 또다시 국외공무연수비로 15억 예산 편성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가정 등 취약계층 지원 예산은 매우 부족한 상태"라며 "이런 예산을 우선해서 편성하지 않고 집행 여부가 불확실한 공무원 해외연수 여비를 당초예산에 편성한 점은 시가 다시 깊이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질타했다.

 고호근 의원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울산시가 공무원 해외연수비를 이전과 비슷한 규모로 기존의 관행대로 편성했다"며 "내년에 팬데믹이 호전된다면 공무원 해외연수는 굳이 가겠다는 시의 발상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관심을 갖고 우선적으로 예산을 편성함이 바람직하다"면서 "명목상 도시견학, 비교견학, 국외업무여비 등으로 편성된 예산을 심도있게 판단해 공무원 해외연수비 관련 예산 삭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외연수 일러스트. 아이클릭아트
해외연수 일러스트. 아이클릭아트

해외연수 경비와 함께, 울산시가 공무원을 위한 예산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편성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황세영 의원은 "퇴직공무원 기념품 지급예산이 1인당 70만원 정도인데 울산은 120만원 수준으로 퇴직공무원 공로패 지원은 이해하지만 배우자 감사패도 꼭 구입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합당하지 않은 예산은 편성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행정동우회 공익사업이 꼭 필요한지,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됐지만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을 것"이라며 우려를 전했다.

 백운찬 의원은 "공무원 복리·후생성 경비(12억7,000만원)가 증액된 것은 코로나 상황에서 시민들의 삶과 괴리된 것이고 '노사화합 어울림 한마당 행사(7,000만원)'는 공무원들의 참여도는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예산을 반납해 시민들을 위한 창의적인 사업으로 전환을 주문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시의회 의원단은 내년에 해외연수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 관련 예산을 자발적으로 삭감하기 위한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 시의원은 "시와 산하부서에 긴축재정을 주문하면서 의원들만 기득권을 누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시의회의 내년 해외연수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7명은 올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과 고통을 나누기 위해 올해 해외출장 예산 5,600여만원을 자진 삭감한 바 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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