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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만 숙박할 수 있는 '남구 철새 게스트하우스'의 홈페이지가 한국어로 돼 있어 이용객들에게 숙박 예약, 정보 제공 등이 힘든 시스템이다. 남구 철새 게스트하우스 홈페이지 캡쳐
외국인들만 숙박할 수 있는 '남구 철새 게스트하우스'의 홈페이지가 한국어로 돼 있어 이용객들에게 숙박 예약, 정보 제공 등이 힘든 시스템이다. 남구 철새 게스트하우스 홈페이지 캡쳐

철새 도래지인 울산 남구가 관광객들 유치를 위해 조성한 '철새마을 게스트하우스' 사업이 유명무실하다. 

숙박업으로 등록이 안돼 외국인만 묵을 수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대유행에 직면하게 되자, 운영기간 숙박객이 전무한 '유령 게스트하우스'로 전락했다.

20일 남구, 철새마을 게스트하우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삼호동 도심재생사업 일환과 더불어 철새홍보관 건립과 연계해 저렴한 숙박시설 제공을 위해 게스트하우스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2016년부터 이 사업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했으며, 운영은 2018년 삼호 철새마을 게스트하우스협동조합이 행정안전부 예비마을기업에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협동조합은 삼호동 지역의 생태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해 주택 내 빈방을 활용해 게스트하우스를 조성했다. 이 사업을 위해 남구는 삼호동 일대 게스트하우스 지원가구에 간판 설치 비용 등에 1,900여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2년간 이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의 투숙객은 '0'명이다. 방문객이 없자 초기 8가구에서 2가구가 빠져 6가구만 운영 중이다. 

이런 결과를 초래한 큰 이유는 이들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가 도시형 민박업으로 등록돼 있어 외국인들만 숙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국인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정식적으로 마을기업으로 선정돼 숙박업으로 등록해야 하지만, 자부담금이 발생해 운영자들이 꺼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을 기업으로 선정이 되면 남구에서 5,000만원의 지원금이 나가는데, 여기에 따르는 자부담금이 1,000만원 가량 된다. 운영자들 입장에서는 방문객이 없어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막대한 돈을 부담하는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한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일하게 외국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홈페이지는 한국어가 주 언어로 돼 있어 사실상 숙박 예약도 힘든 시스템이고, 이곳과 연계된 관광지 소개, 커뮤니티 등 코너는 열리지 않는 등 관리가 안되고 있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게스트하우스 내부도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타 숙박업과 비교했을 시 투숙객이 머물기에는 협소하고 미흡한 모습으로 숙박객을 끌어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는 실정이다. 

남구는 타개책으로 올해 상반기 '외국인 한달 살기'프로젝트를 추진해 외국인들이 한 달 동안 이곳에 살면서 체험하고 느끼는 여행의 과정을 전문가와 함께 촬영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고 나섰지만, 올해 코로나19 창궐로 무산됐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예비마을기업에서 마을기업으로 전환되기 위한 과정에 있지만, 수익금이 없어 의견 모으는게 쉽지 않다"면서 "홈페이지도 개정해나가야 하지만, 벌어들인 돈이 없기 때문에 아직 재정비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구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복병으로 외국인 한달살기 프로젝트가 무산되면서 남구에서도 이 사업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다. 아직까지 향후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정혜원기자 usj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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