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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시가지. 울산신문 자료사진
한산한 시가지. 울산신문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학생들의 방학 모습을 바꿔놓고 있다. 
 
올해 대학생들은 코로나19가 벌어지기 전인 지난해와는 다른 방학 풍경을 맞이하고 있다. 학기 중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예년마다 하던 아르바이트 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지 오래다. 
 
학생들이 방학 동안 '스펙 업'을 위한 자격증 학원에 다니는 모습도 앞으로는 보기 힘들 전망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인터넷 강의를 알아보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 식당·카페 등 일자리 극소수
20일 만난 울산지역 4년제 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23)씨는 최근 종강 이후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고 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어차피 코로나19 때문에 웬만해서는 아르바이트를 안 뽑는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최근 지역 도서관 아르바이트 자리에 지원해 면접을 보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3명을 뽑는데 30명 가까운 지원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김씨는 “코로나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힘들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마음이 무겁다"면서 “생활비를 직접 벌어 생활하는데, 이렇게 일자리가 없으면 전체적인 생활에 있어서 부담이 크다. 또 자격증이나 시험 준비를 할 때도 전부 돈이 드는데 아르바이트를 못 구하면 공부할 기회조차 잃게 되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일자리가 없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일하면서도 사람들과 마주할 걸 생각하면 코로나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자리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확산하면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매년 하던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는 경우도 발생했다. 
 
대학생 이모(23)씨는 매년 방학이면 웨딩홀에서 손님을 안내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번 방학에도 역시 같은 자리에 지원하려 했으나 더는 뽑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하면서 결혼식장에서 100명 미만의 인원 제한이 걸렸기 때문이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 가운데서도 업주에게 그만두라는 권유를 받거나, 손님이 없어 눈치를 보는 이들이 대다수다. 
 
이날 확인한 울산지역 한 대학교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카페 알바 하는데 겨울에 코로나로 매출이 떨어져 그만두는 것을 생각해보라는 말을 들었다' '일하던 피시방이 임시휴업한다고 해서 자진해서 나갔다'는 등의 글이 다수 목격됐다. 

# 자격증·시험준비도 온라인으로
아르바이트 외에도 대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자격증 취득 등을 목적으로 학원을 다니는 모습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울산대학교 인근 한 토익학원 관계자는 “현재 겨울방학 시즌을 맞이해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으나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 구체적인 수치는 모집이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학원이 다 힘들다. 학생들이 코로나로 대면 수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울산지역 대학교 4학년 정모(23)씨는 “취업을 위해 컴퓨터활용능력 1급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처음에는 학원을 다니려고 했으나 코로나19가 진행 중이라 다수가 모이는 곳은 꺼려진다. 차라리 인터넷 강의를 사서 집에서 혼자 듣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진정세가 연말까지도 보이지 않고 있어 대학생들은 더욱 추운 겨울을 나야 한다.  김가람기자 kanye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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