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구는 21일 2층 상황실에서 울주군으로 새로운 둥지를 튼 창단 21년차 돌고래씨름단 해단식을 갖고 정천석 동구청장, 이대진 돌고래씨름단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참석한 감사패 수여 및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동구청 제공
동구는 21일 2층 상황실에서 울주군으로 새로운 둥지를 튼 창단 21년차 돌고래씨름단 해단식을 갖고 정천석 동구청장, 이대진 돌고래씨름단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참석한 감사패 수여 및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동구청 제공

21년동안 울산 동구청에서 활동하며 울산의 씨름 명맥을 이어온 '돌고래 씨름단'이 울주군으로 이전하면서 21일 해단식을 가졌다.

돌고래 씨름단에서 가장 비중 있는 인물을 꼽자면 바로 이대진 감독이다. 이 감독은 돌고래 씨름단의 창단 멤버로 지금까지 활동해 오고 있다.

이날 만난 이 감독은 돌고래 씨름단에 합류하기 전까지 1994년부터 현대 코끼리 씨름단에서 현역 선수로 활약한 이력이 있다.

돌고래 씨름단은 울산시가 지난 1997년 각 구군에 실업팀 창단을 지시하면서 2000년 1월 동구에 탄생하게 됐다. 당시 씨름단은 감독 1명, 선수 7명으로 운영했으며, 현재는 감독 1명, 코치 1명, 선수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돌고래 씨름단은 창단 2000년부터 올해까지 역대 전국 체전에서 금메달 26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27개를 획득했다. 또 21년간 단체전 우승 21회, 개인전 우승 195회 등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2000년대는 씨름 부흥기였으나 이후로 쭉 하락세를 타다가, 현재는 다시 상승세라고 설명했다.

씨름의 인기가 하락하던 2005년도에는 프로팀이 없어지기 시작하고, 지난 2016년에는 현대 코끼리 씨름단이 해체되기도 했다. 씨름의 하락세와 더불어 동구의 조선업 불황으로 씨름단 유지가 힘들어지면서 우수한 선수들이 빠져나갔다. 백두급 오정민 선수는 지난해 문경으로 이전했다.

돌고래 씨름단은 지난해 해체 통보를 받으면서 위기를 겪었다.

이대진 감독(왼쪽)과 손충희 선수가 21일 돌고래씨름단 숙소 내 트로피 진열장 앞에서 대한씨름협회 일반부단체전 6연패 기념물을 들고 서 있다.
이대진 감독(왼쪽)과 손충희 선수가 21일 돌고래씨름단 숙소 내 트로피 진열장 앞에서 대한씨름협회 일반부단체전 6연패 기념물을 들고 서 있다.

이 감독은 "개인적으로 창단 감독에서 해체 감독이 된다는 게 마음이 좋지 않았다. 팀이 해체되면 자식 같던 선수들이 갈 곳을 잃을 것이라 생각하니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 감독은 다행히 최근에는 '씨름의 희열' 등 씨름 방송 덕분에 씨름의 인기가 다시 올라간다고 보고 있다.

그는 보통 씨름의 주요 팬층은 어르신들이었지만, 지난해 씨름장에는 20대 초반 여성 팬들이 굉장히 많이 방문했었다고 설명하면서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지금 씨름은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 했다.

이 감독이 돌고래 씨름단에 몸 담은 기간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은 창단 두 달 만에 거머쥔 우승이었다. 공교롭게도 씨름단이 울주군으로 이전하면 당장 두 달 만인 내년 2월 10일부터 설 대회가 예정돼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울주군은 간절곶이 유명하니 해맞이 씨름단이 괜찮다고 생각한다. 대회 나가기 전에 공모를 통해 씨름단 이름을 정할 예정"이라면서 "대회 목표는 우승으로 잡고 있다. 열심히 하면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이 감독은 "돌고래 씨름단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정수락 울산시 씨름협회장에게 감사하다"며 "씨름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 있는 운동이기 에 충분히 희소성이 있다. 은퇴 이후에는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이기도 한 씨름을 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김가람기자 kanye218@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