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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물고 있다. 새로운 각오로 출발한 2020년은 년초부터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가 터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혼돈의 한해로 점철됐다. 하지만 울산은 시민과 행정 기업이 하나된 모범적인 방역체계로 상당기간 전국 지자체 가운데 우수한 방역방을 자랑했다. 마지막 순간 장구연습실과 요양병원발 집단감염이 발생하긴 했지만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울산시는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올 한해가 새로운 도약의 기틀 마련에 전력을 다한 한 해였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올해는 민선 7기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해였던 만큼 울산의 미래 구상이 하나 둘 성과를 내는 한해였다. 

구체적으로 울산시는 활기찬 지역경제와 좋은 일자리 창출, 주력산업 패러다임 전환과 미래성장 기반 조성, 대한민국 일류 생태정원도시 도약, 문화관광산업 생태계 활성화 등 주목할 만한 시정 성과를 거뒀다는 자평을 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지역 확산 최소화를 위한 선제적 방역조치와 시민역량을 결집하는 동시에, 국내외 경제위기의 대안이자 스마트·디지털 사회로의 변화에 초석이 될 '울산형 뉴딜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간 시정을 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울산의 미래성장을 이끌 9가지 역점과제인 '9개 성장다리(9BRIDGES)'를 정립했고, 경제자유구역과 5대 특구·단지 지정 등 주력산업 패러다임 전환과 미래 먹거리 기반을 확고히 다졌다는 것은 평가 받을 만한 일이다.

무엇보다 광역시 위상에 걸맞은 도시기반 확충, 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유치, 트램형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승인, 인공지능(AI) 대학원 개원 등 시민의 오랜 염원 사업들도 해결했다. 아울러, UN 방재안전도시 인증,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 인증, 세계에너지도시협의체 회원도시 가입 등 시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환경에 대한 국제사회 인정을 통해 세계적 도시 위상까지 높였다.

시민들도 울산시정의 가장 큰 성과로 '울산경제자유구역 지정'을 꼽을 정도로 미래 먹거리를 위한 준비는 올해의 가장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울산경제자유구역 지정은 지난 6월 지역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성장 기반을 위해 수소산업거점 등 3개 지구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 기준 생산유발 12조4,000억원, 고용유발 7만6,000여 명 등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물론 수소산업 연계 지역혁신성장 거점으로서 수소경제 선도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최고의 시정으로 선정됐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지난 10월 악몽 같았던 남구 삼환 아르누보 화재 사건이다. 이 사건은 사건 자체가 엄청난 불행이었지만 대응과정은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꼽힐 만큼 주목을 끌었다. 이 사건은 놀랍게도 시민과 관 소방대 등이 총력대응을 펼쳐 사망자 '0'라는 기적을 만들었다. 

사건을 되돌려 보자. 지난 10월 8일 33층 127세대의 주상복합건축물에서 심야시간에 발생된 화재 대응은 놀라운 성과였다. 화재를 완진할 때까지 총 인원 1,655명, 장비 264대 등이 동원돼 15시간 이상 화재진압, 구조·구급활동을 펼쳤다. 소방대원과 유관기관의 헌신적 구조활동으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는 등 시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에 기여한 노력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문제는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울산의 미래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마지막 임기 1년여를 남겨둔 단체장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올해는 울산으로서는 굉장히 중요한 한해다.

인구유출이 5년째 이어지고 도시의 활력도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될 시점까지 왔다. 단체장들은 그런 점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데 주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성장동력을 찾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이념이나 이해관계를 떠나 모두가 하나가 되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동안 협치와 소통에서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 것을 제대로 반성하고 이를 발판으로 연대와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에 건강한 혈관이 깔리도록 소통과 연대를 최우선 정책으로 지향해 나가길 희망한다. 지방정치는 선출직보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몫이 더 크다. 시민의 원활한 협조와 지지가 있어야만 지역사회가 순탄하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선출직 단체장들은 무엇보다 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나가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갈등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에 대한 꿈과 소망으로 시민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어디서부터 울산의 문제가 막혀 있는지를 제대로 살펴 새로운 울산의 도약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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