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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30일 남구 왕생이 먹거리마실 일대가 시민들의 발길이 끊겨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30일 남구 왕생이 먹거리마실 일대가 시민들의 발길이 끊겨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지난해 연말 100원을 벌었다면 올해는 3원도 못벌었으니 정말 피눈물이 납니다. 정부의 지원이 진정 '버팀목'이 될지 의문입니다"

울산 남구 삼산동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 씨(58)는 정부의 지원이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 11월 백화점·마트 매출도 전년대비 5%나 급락
정부는 지난 29일 '코로나 3차 확산에 대응한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10조원 규모로 조성한 2차 코로나 대출(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 중 3조원을 떼내 집합제한업종 임차 소상공인 전용 프로그램(3차 코로나 대출)을 만들어냈다. 이른바 '버팀목 자금'이다. 

이에 따라 김 씨처럼 집합제한업종인 노래방 업주들은 내년 1월 18일 3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받게 된다. 그러나 정작 업주들은 벌써부터 정부 지원책에 회의론을 제기한다. 

김 씨는 "매달 나가는 고정비만 1,000만원이다"며 "300만원을 나라에서 지원해준다고 하지만 한달 임대료도 못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남구 무거동에서 3년째 운영한 코인노래방을 최근 폐업한 박 씨(42)는 "문제는 이 고통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이대로라면 결국에는 문을 닫을 텐데, 누가 오래 버티냐의 차이만 남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200만원을 지원받게 되는 식당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남구 달동에서 주점과 식당을 운영하는 이 씨(58)는 지난 25일 악몽의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이 씨는 "크리스마스 주간은 각종 모임과 행사로 1년 중 씀씀이가 가장 큰 시기다. 지난해에는 단체 손님이 몰려 주점과 식당을 동시에 풀가동해도 좌석이 모자랐다"며 "그런데 올해는 집합이 금지되고 식당에도 5명 이상이 함께 앉는 것이 허락되지 않아 아예 예약손님을 받지 못했다"고 푸념했다.

# 일부 학원 등 정부 손해배상소송 제기 움직임
식당, 카페, 노래방, PC방 등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른 집합제한업종 소상공인 상권이 꽁꽁 얼어붙었다. 

크리스마스를 낀 지난주(12월21~27일) 울산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은 전년 대비 반토막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실제 전국 66만 소상공인 사업장의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가 이날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 울산지역 소상공인 점포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0.44에 그쳤다. 매출이 56%나 떨어졌다는 의미로, 전년 대비 매출은 올해 들어 최저치다. 

절대적인 수치만 낮은 것이 아니라, 전주 대비 낙폭(-0.23포인트)도 유례없이 가팔랐다. 코로나19가 1차 유행했던 지난 2월말 3월 사이 최저치가 0.61이었고, 2차 유행기간인 8월말~9월 사이 가장 낮았던 매출이 0.74였던 것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거셌다. 

연말들어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은 대형소매점 판매 현황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은행울산본부가 이날 집계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소비심리 지표인 백화점(-7.0%), 대형마트(-2.7%)의 매출은 지난달 들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나 급락했다. 전달 변동률이 -1.4%에 그쳤던 것을 놓고 볼때 전년 대비한 하락폭이 한달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벼랑끝으로 내몰린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정책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일부 학원장들은 정부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동참할 예정이다. 또 피트니스경영자협회(KFMA)와 헬스클럽관장연합회는 삭발식에 참석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PC방협회·노래연습장업협회 등도 궐기대회를 열었다. 

울산소상공인연합회는 "그간 상대적으로 충격이 작았던 학원, 이미용업도 현재는 매출이 지난대 대비 0.35~0.45까지 추락하며 한계에 다다랐다"며 "대면접촉이 많아 운영에 제약이 큰 노래연습장 전자게임장, 목욕업, 실내체육시설  등은 지난해 대비한 매출이 1%도 되지 않는 등 초토화된 상태인만큼, 강화된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자칫 소상공인들이 잠재적 범죄자가 될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하주화기자 jhh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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