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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눈이 내린 영하권 추위에도 선별진료소 의료진들은 코로나19 방역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1년가량 이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세로 의료진들의 체력은 바닥났고, 검사 인력을 분배하기 위한 민간업체 선정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7일 기온이 영하 8.7도까지 내려갔지만 북구보건소의 선별진료소 앞에는 코로나19 검사 대기자들이 거리두기를 지키며 줄지어 서 있었다. 새벽부터 내린 눈에 선별 진료소가 운영되길 기다리는 대기자들은 완전무장상태였다. 저마다 두꺼운 외투에 모자를 쓰고, 장갑까지 착용했지만 매서운 칼바람에는 속수무책이다. 

의료진들이 잠시나마 추위를 잊기 위해 난로로 몸을 녹이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북구는 지역민과 접촉이 잦은 관내 운수업 종사자들과 더불어 요양 시설 종사자들까지 검사를 시행하고 있어 의료진들은 눈코 뜰새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북구는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 택시회사 10곳, 버스차고지 2곳, 배달대행업 6곳 등 근무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무료 PCR검사를 시행하고 한다. 더불어 요양병원 발 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울산시 차원에서 지역 전역에 걸쳐 요양 시설 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1번씩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는데도 동참하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역 요양병원 및 관련 시설 검사 대상자는 △중구 1,827명 △남구 233명 △동구 634명 △북구 889명 △울주군 2,395명 등 총 5,984명이다. 이 가운데 요양병원을 제외한 의사가 없는 요양원, 요양 관련 센터 등에서 일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각 구·군에서 맡아 일괄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북구 보건소는 이들의 업무 특성상 오전 시간대에 사람들이 몰려 간간히 검사 대상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요양시설 종사자의 경우, 빨리 일터로 돌아가 돌봐야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오전에 검사가 몰릴 때가 많다"면서 "시간도 빠듯하고, 날씨가 추운 탓에 가끔씩 빨리 검사 안해주냐고 따지시는 분들도 계신다. 그들의 입장이 이해는 가지만 그렇다고 검사를 허투루할 수도 없으니, 조금만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진들도 하루 종일 한파를 견디면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차가운 바람을 계속 맞고 있다보니 얼굴과 손발은 얼 정도로 빨갛게 달아오른다. 정말 힘들다"고 호소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선 한꺼번에 전력을 투입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양 시설 종사자의 경우 사태가 안정이 될 때까지 기약 없이 일주일에 1번씩 감염 검사를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디서 확산세가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의료진들 또한 체력 분배를 잘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각 구·군 보건소에서는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의료진들의 업무 분담을 줄이기 위해 민간업체 투입하기에 나섰다. 

울주군은 전군민 대상 신속항원검사와 PCR 검사는 기간제 근로자를 모집해 진행하며, 요양시설 종사자 1,221명에 대해서는 민간업체를 선정해 진행하고 있다. 

북구도 관내 운수업 종사자이외 장애인 복지시설 관련 2,000여 명에 대해서는 다음주부터 민간업체에서 일괄 PCR 검사를 시행한다. 

그러나 민간업체도 쏟아지는 코로나19 검사 대상자에 일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 북구는 업체를 선정할 당시, 4개의 업체 측으로부터 거부통보를 받았다. 그들은 '전문 인력 부족'을 이유로 들며 반려했다.

북구 보건소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 확산세로 공공기관에서 모든 업무를 담당하지 못하니 민간업체에 일부 맡기는 곳이 많다. 그러나 업체도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의료진을 고용해 운영하는 입장이라서 인력이 한정돼 있다고 하더라"면서 "4곳에서 거부당하고, 5번째 전화한 곳에서 해주겠다고 해 다행이었다. 다들 검증된 곳에 코로나19 업무를 맡기고 싶어하니, 업체도 포화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방역 업무 담당 의료진, 행정 직원들은 최일선에서 밤낮없이 일하지만 힘 빠질 때가 많다"면서 "코로나 검사나 동선 파악에 비협조적인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19를 하루빨리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민 분들 모두가 도와주셔야 가능하다. 더 이상의 확산은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혜원기자 usjhw@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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