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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시작부터 걱정됐던 올해 울산 사랑의 온도탑이 조기에 목표를 달성했다. 지난해 달성하지 못한 설움을 딛고 시작한 지 39일만에 100도를 넘어선 124도를 돌파했다.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시작한 '희망2021나눔캠페인'이 시작한 지 39일(지난 8일 기준)만에 65억이 모금됐다. 당초 목표액인 52억 5,000만원보다 12억 5,000만원이 더 모인 것이다. 이로써 사랑의 온도탑은 조기 달성돼 124도가 됐다. 지난해와 비교해봤을 때, 동기간 시간대 총 모금액이 63억 9,000만원(나눔온도 62도)이었던 것에 반해 올해는 2억여원이 더 많이 모인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웃사랑의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바로 어려운 시기일수록 서로를 생각하는 이웃 사랑의 실천이 증명되는 현장이다. 당초 모금을 시작할 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올해는 모금액 달성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역 기업의 사회공헌 참여가 조기 달성의 큰 요인이 됐다. 

지난해 캠페인에 10억원을 기부했던 대한유화는 기부금액을 두 배로 늘려 20억원이라는 고액의 성금을 쾌척했다. 또 5억원의 성금을 기부한 신규 법인기부자, 그리고 매년 통 큰 기부를 이어온 고려아연㈜, SK 울산 Complex, 에쓰오일복지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울산의 대표 나눔 기업들이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연중 나눔을 이어오던 개인 기부자 중에는 생업을 중단하게 되면서 기부 중단을 요청하는 안타까운 사례들도 많아져 전체 기부자 수는 전년에 비해 줄어드는 상황도 있었다.  

'희망2021나눔캠페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목표액은 달성했지만 울산의 경우 어느 때보다 지역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실물경제의 위기감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이어서 이웃에 대한 관심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국 최고의 소득을 자랑하는 울산이지만 주위를 돌아보면 하루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극빈층이 널려 있다.

이제 설날도 불과 한 달 정도 남았다. 불우이웃돕기 창구가 개설되고 어려운 이웃을 되돌아보자는 이야기가 연말부터 이어졌지만 소외된 시설이나 단체에서는 여전히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는 어려운 이웃이 많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최근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앞으로 다가올 명절에도 매서운 추위를 견디며 외롭게 지내야 하는 이웃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상황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각급 사회단체를 비롯해 기관들이 나서 불우이웃들에게 김장김치와 난방용품 전달 등 자선활동이 활발하다는 소식도 들린다.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듯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익명으로 기부하는 사람들이 소식이 전해지는 것을 보면 아직도 우리 사회는 훈훈한 정이 흐르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혹독한 한파에 이어 다소 날씨가 회복된다고 하지만 여전히 아침저녁으로 한파가 엄습하고 있다. 날씨가 추우면 빈곤층은 살림하기가 더 어려운 법이다. 각종 난방비는 물론 일용한 양식을 마련하는 일도 벅찬 사람들이 주위에 적지 않다. 

이번 온도탑에서도 증명됐듯이 아무리 힘든 시기일지라도 언제나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울산시민들의 기부 열정은 식지 않았다. 우리 주위에는 불우 이웃이 많다. 보육시설이나 소년소녀가장, 편부모가정, 독거노인, 차상위계층도 갈수록 증가 추세다. 무료 급식소를 전전하는 실직자와 노인들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울산의 사회복지시설들이 이웃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들에겐 겨울이라는 계절이 혹독하기만 하다. 

행복을 찾고 싶어도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고난을 극복해 보려고 발버둥 쳐도 좌절하기 일쑤다. 공동체 세상이라면 이웃의 울분을 쓸어주고 눈물을 닦아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자신의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베풀어 본 사람은 '돕는 행복'을 말한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고 사랑을 나누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의 사회적 이윤환원 등 아름다운 기부가 이어지는 것도 이같은 이웃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목표는 달성했지만 아직 모금기간이 남아 있다. 울산은 언제나 어려운 시기에 하나가 되고 극복의 돌파구를 찾아가는 모범적인 도시였다. 이는 바로 도시를 이루는 시민들의 저력이다. 울산은 대한민국 근대화의 선봉으로 수많은 어려움을 헤치고 수출역군으로 반세기 대한민국 성장을 주도해온 도시다. 이같은 바탕이 있었기에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그 위상을 지켜왔다. 그런 저력이 있기에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자신의 힘든 상황에도 기부를 실천한 이웃처럼 시민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사랑의 온도탑의 온도만큼 우리 사회의 훈훈함이 전해져 이 겨울 소외된 이웃들의 얼굴에 넉넉한 미소가 피어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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