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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혁 취재본부장
김지혁 취재본부장

보직 이동으로 1년 4개월 만에 다시 출입하게 된 시청의 공기가 낯설었다. 
 
경쟁적 공생관계에 있는 동료 기자들이나, 함께 호흡하는 대변인실 직원, 실 국·과장들은 큰 변함없는 모습인데 왜 그런지 며칠을 고민해야 했다. 
 
해답은 송시장 측근의 전언을 듣고야 찾았다. 
 
송시장이 최근 들어 달라진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늘 하위권을 맴돌던 '꼴찌 시장' 프레임에도 한결같이 사람 좋은 웃음만 띠던 송시장인데 이젠 사뭇 비장해졌달까?
 
전언에 따르면 송시장은 올해를 '재선의 데드라인'으로 삼았단다. 
 
7전 8기 끝에 꿈을 이룬 송시장이 취임 후 지금까지는 '시장이 된다면 하고 싶었던 일'에 치중했다면 이제부터는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현실감각을 발휘하는 것이란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송시장은 취임 후 실현 가능성이 낮은 미래성장동력에 집착하는 것 같았다. 
 
10년이 지나야 전기를 끌어올 수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이 그랬고, 세계 선도 수소도시 조성이 그랬다. 그나마 VIP와의 친분관계가, 도저히 불가능할 거라 여겼던 태화강 국가 정원 지정에 변수로 작용했다는 뒷담화 정도가 업적 포인트로 남았었다.
 
그랬던 심각한 이상주의자 송시장이 올해부터는 확 달라질 거란다. 
 
집짓기에 비유하던데, 여태껏 집의 터를 잡고 뼈대를 세웠다면 지금부터는 초호화 인테리어 작업을 한단다. 
 
집 주인(시민)이 안락한 호사를 누리실 수 있도록 손수 마감재를 고르고 공사할 준비를 마쳤다고. 
 
실제로 13일 깜짝 발표가 있었다. 
 
느닷없이 북구 송정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더니만 광역단체 중 역대급 신혼부부 지원정책을 덜컥 내놨다. 
 
지원 정책의 면면도 디테일하고 타깃 설정도 예리하다. 
 
혼인 10년, 39세 이하 신혼부부 중 임대주택 거주자를 한정했다. 예외가 있겠지만 사실상 크게 넉넉하지 않은 분들이다.
 
최대 한도의 경우지만 한 가구당 매월 25만원의 임대료와 10만원의 관리비까지 지원 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자라면 가족 파티라도 열어야 할 판이다. 정책 결정 이유도 거창하다. 국토부 통계에 따라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가 결혼 시 주거비에 저출산까지 덤으로 극복하자는 데 딴죽을 걸 수 없다. 
 
가시적인 최대 업적인 태화강 국가 정원도 대대적으로 손질하겠단다. 
 
외지 관광객이 십리대숲을 2시간 동안 헤매고 나서 “그런데 국가 정원은 어디냐?" 했다던 에피소드를 곁들였다. 태화강 국가 정원의 소프트웨어를 단단히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것이다. 태화강 수상 레포츠가 테마인데 서프라이즈 발표를 3월에 터트린단다.
 
정리해보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을 펼쳐 지지도를 끌어올리고 재선을 이뤄내겠다는 각오인 듯하다. 
 
느닷없는 망할 코로나 때문에 시민들은 지칠 대로 지쳤다. 
 
어디선가 누군가가 짠 나타나 이 어려움을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막연한 바람이 간절하다. 타이밍도 절묘한데 운도 따라주는 것 같다. 
 
송시장 취임 후 줄줄이 교육을 떠났던 행정고시 엘리트 부대가 속속 복귀했고, 요직에 앉았다. 
 
조금은 서운했을 법한데 지금 분위기는 '송시장 최고'다. 
 
여러 분위기가 올해는 송시장의 선전으로 울산이, 울산시민이 조금은 더 행복해질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참, 최근 여론조사에서 송시장은 17명 단체장 중 12위로 올라섰다. 꼴찌 탈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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