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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난민 도야'
'꼬마 난민 도야'

한번 상상해 보세요. 들어 본 적도 없고 가 본 적도 없는 나라에 가서 살게 되었다고요. 말도 안 통하고 주위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음식은 죄다 처음 먹어 보는 거라서 정말 먹기 힘들어요. 사는 방법도 문화도 완전 달라요. 만약 이런 환경에 놓인다면 여러분은 어떨 것 같나요?
이 책의 주인공 '도야'가 바로 그런 환경에 놓였어요. 태어난 나라를 떠나 멀고 먼 낯선 나라에 와서 살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도야'는 좀 남다른 아이예요. 잘 모른다고 기죽지도 않고, 처음 보는 거라고 당황하지도 않아요. 자기가 아는 대로 해석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행동하지요. 언제 어디서나 당당해요.

도야네 가족을 보면 난민이라고 귀엣말로 수군거리는 사람도 있고 대놓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있어요. 301호 아저씨는 도야를 보면 난민들이 모여들어 집값이 내려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괜찮아요. 301호 아저씨에게 꽁초나 버리지 말라고 하는 101호 할머니도 있고, 리듬 악기가 무엇인지 몰라 준비를 못 한 도야를 위해 리듬 악기를 챙겨 주는 담임선생님도 있거든요. 창수는 도야에게 받아쓰기 빵점을 받는다고 놀리지만, 도야를 걱정해 주곤 해요. 다정하게 한글을 알려 주는 멘토 오빠도 있고요. 도야는 새해에 이런 다짐을 했어요. 이 나라가 좋다고, 어른이 돼도 할머니가 돼도 여기서 살 거라고요. 그러려면 받아쓰기 공부는 더 열심히 해야겠죠?
 

아동문학가 김이삭
아동문학가 김이삭

'다를 것 없는 우리, 함께 하는 삶'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많은 작품이 난민의 고통스러운 탈출기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작품은 천진난만한 9살 난민 아이가 한국에 적응하는 모습을 그렸어요.
저자 안선모 선생님은 '재정착 난민 수용 시범 사업'으로 한국에 들어온 난민을 가르친 경험이 있다고 해요. 잘 몰라서, 잘 못해서 늘 주눅이 들어 있던 난민 아이들이 점점 학교생활에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저자는 난민 아이들이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미얀마에서는 건기가 지나 우기가 시작되는 4월을 새해라고 생각하며 몽로예보를 나눠 먹는다고 합니다. 한국은 새해 첫날에 떡국을 나눠 먹지요. 4월과 1월, 몽로예보와 떡국이 다르긴 합니다. 하지만, 언제고 어느 음식이고 함께 음식을 나눠 먹고 웃으며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요? 낯선 것이 결코 다른 것은 아님을 알게 해 주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도 추운 겨울날, 시린 마음을 녹여 줄 따뜻하고 당당한 아이 도야를 응원해 보세요. 이 책을 통해 서로에게 힘이 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아동문학가 김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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