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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은 다음달 1일 카타르에서 펼쳐지는 FIFA 클럽월드컵 출전을 위해 21일 경남 통영 전지훈련에서 본격적으로 팀을 지휘하며 울산의 전력을 가다듬고 있다. 울산현대 제공
홍명보 감독은 다음달 1일 카타르에서 펼쳐지는 FIFA 클럽월드컵 출전을 위해 21일 경남 통영 전지훈련에서 본격적으로 팀을 지휘하며 울산의 전력을 가다듬고 있다. 울산현대 제공

'월드컵 영웅' 홍명보(52)가 프로축구 울산현대의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2020년 12월 24일, 울산현대는 대한축구협회(KFA) 홍명보 전무이사를 팀의 제11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수비수이자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인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감독은 현역 은퇴 후 연령별 대표팀 감독과 코치, 안지 마하치칼라(러시아) 코치 등을 거쳐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견인하기도 했다.

# 2002 한일 월드컵 신화 주역 '영원한 리베로'
중국 슈퍼리스 항저우를 1년 6개월 동안 지도하기도 한 홍명보 감독은 2017년 11월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에 부임하면서 행정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운동복 대신 양복을 차려입고 다양한 활동을 펼친 홍명보 감독은 울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3년 7개월 만에 지도자로 돌아왔다.
홍명보 감독이 취임 후 제일 먼저 한 것은 '젊은 피'를 수혈하며 빠르게 새 판을 짠 것.

한국 U-23 축구 대표팀의 공격수인 이동준(23)과 2019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수상자 스트라이커 김지현(24) 등을 영입하고, 유럽 도전 의사를 밝힌 이동경(23)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잔류토록 했다.

이후 홍 감독은 다음달 1일 카타르에서 펼쳐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을 위해 현재 경남 통영 전지훈련에서 본격적으로 팀을 지휘하며 울산의 전력을 가다듬고 있다.

울산의 첫 상대는 전통적으로 클럽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멕시코의 강호 티그레스 UANL.

울산이 오는 2월 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티그레스와 준준결승전(2라운드)을 치르게 되면서 홍 감독이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홍 감독은 21일 "전통적으로 클럽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멕시코 팀,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팀인 티그레스와 경기를 하게 됐다"며 "아시아의 대표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남은 기간동안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홍 감독은 멕시코를 '매우 조직적이고 전술 운용 능력이 굉장히 뛰어난 팀'으로 평가했다.

홍 감독은 "멕시코는 1998년 월드컵,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11월 평가전 등 대한민국에 아쉬운 결과를 유독 많이 안겨줬다"며  "멕시코는 선수들 각자의 개인 능력도 상당해, 그런 멕시코 축구의 장점 때문에 한국 축구가 멕시코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티그레스는 지난해 CONCACAF 대회 경기 영상을 봤는데, 선수들의 조직력, 개인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굉장히 강한 팀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에는 울산을 포함해 티그레스, 독일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 알 두하일(카타르), 알 아흘리(이집트)의 참가가 확정됐다. 오세아니아 대표인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시티는 불참한다.

만약, 울산이 티그레스를 잡으면 오는 2월 7일 파우메이라스와 산투스 경기 승자인 남미 챔피언과 맞붙게 된다.

# 국가대표팀 맡아 사상 첫 올림픽 메달도
홍 감독은 "클럽 월드컵 무대에 선다는 것은 굉장한 기회다. 좋은 팀들과 경기하며 우리 선수들은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고 팀도 선수도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의 컨디션 그리고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다. 전지훈련 기간도 선수단 구성도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각오를 되새겼다.

홍명보 감독은 감독직 복귀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선 "감독이나 행정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왔지만 항상 마음 한켠에 K리그가 있었다"며 "K리그 감독들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데 내 또래 지도자, 후배 지도자들과 멋진 경쟁을 해보고 싶다는 지도자의 순수한 열정으로 현장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울산 감독으로서 팀 철학을 묻는 질문에는 "올포원, 원포올(One for all, All for one)"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런던올림픽 당시 선수들에게 홍명보 감독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이기도 하다.

홍 감독은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라는 슬로건 아래 모두 하나가 될 것이다"며 "개인만의 헌신이나 희생을 일방적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축구는 팀 스포츠인 만큼 팀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헌신·희생하면 거기에 대한 보상과 격려도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개인과 팀이 서로 배려한다면 위대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3년 간의 현장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선 "큰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 감독은 "감독은 아니었지만 축구에 대해선 일을 계속 해왔고, 그동안 울산 팀 경기를 꼼꼼히 체크했다"며 "코칭스태프, 울산 팀 전력강화부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감독직 수행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울산에서 첫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엔 "울산 감독 부임과 동시에 우승이란 숙제를 받았다. 목표가 단순하고 명확하다. 울산 팬들은 2005년 이후 15년 동안 우승하지 못한 갈증이 있다. 이제 거기에 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승리를 위해 다양한 방법과 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며 '유연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클럽팀은 대표팀과 다르게 충분히 훈련할 시간과 선수들과 소통할 시간이 있기 때문에 공격적이고 화끈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며 "전술 문제는 앞으로도 더 많이 이야기 할 시간이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울산이 그동안 번번이 우승을 놓친 부분에 대해선 "승부처에서 얼마만큼 자신감을 갖고 일치된 목표를 갖느냐, 그 부분이 전북보다 미흡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이어 "위닝멘탈리티,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선수들과 대화 통해 프로선수의 가치, 프로선수의 책임감을 이야기하겠다"고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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