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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담은 집'
'내 마음을 담은 집'

내 마음을 담은 집  서현 지음·효형출판·264쪽
건축가 겸 건축비평가인 서현 서울대 건축과 교수가 직접 지은 작은 집들에 관한 이야기. 건축이 담은 역사성과 치밀한 논리로 풀어낸 기존의 건축서와 달리 이번 책에서는 감성이 곁들여진, 색다른 시각으로 집 짓는 과정을 들려준다.

책 속의 건축주 세 명은 고심 끝에 도시를 벗어나는 결정을 내렸다. 이들의 집은 충주, 공주, 파주에 지어진다. 이들 지방 도시에서도 한참 외진 시골에 자신만의 공간에 마음을 담는 과정들이 담백하게 기록된다. 이들 집의 공통점은 모두 작고 검소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최근 TV에서 집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많아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적지 않은 경우 집을 피사체로 바꿔 버린다는 느낌 때문에 불편하다고 비판한다. 그 피사체는 가식과 위선의 물체로 화면에 부각되곤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집은 감탄의 아우성보다는 내밀한 시어로 채워져야 하는 공간"이라며 "집에 돌아와서 만나야 하는 건 나의 마음이지 그들의 탄성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한다.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정용주·조영선·채효정 외 지음·교육공동체벗·332쪽
팬데믹으로 드러난 교육과 학교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재난 상황에서 더욱 소외되고 배제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울리히 벡이 '빈곤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라고 했던 것과 달리 코로나19 위험은 민주적이지 않고 위계적으로 배분됐다고 지적한다. 등교 개학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론을 주도하는 사이 누군가는 돌봄의 공백 속에서 생존의 위험에 빠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교육 당국은 온라인 학습이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도구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학습 격차는 오히려 심화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코로나가 일시적이고 예외적인 상황이라는 인식은 오히려 코로나 시대를 성찰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도 주장한다. 팬데믹 사태에서 불거진 문제들은 특수한 재난 상황에서 빚어진 것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던 모순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를 성찰하고 전환하기 위한 기회로 삼지 못한다면 코로나 이후에도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잘 팔리는 마법은 어떻게 일어날까
잘 팔리는 마법은 어떻게 일어날까

잘 팔리는 마법은 어떻게 일어날까   로리 서덜랜드 지음·김영사·504쪽
세계적 광고회사 오길비의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가 소비자 행동의 암호를 풀어낸 마케팅 전략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것부터 직원 채용, 제품 디자인, 집구하기, 고객의 불만을 잠재우기, 상사에게 덜 혼나기, 환경을 보호하고 공중보건을 개선하는 등 세상을 바꾸는 일에까지 연금술의 마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아주 간단한 발상의 전환으로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좌우한 사례들도 소개한다. 고객을 불편하게 할수록 상품의 가치가 올라간다며 제과회사 베티 크로커의 케이크 분말 상품을 예로 들었다.

이 회사는 물에 섞어서 굽기만 하면 케이크가 되는 상품을 출시했을 때는 만들기가 너무 쉬워서 속임수 같은 기분이 든다는 이유로 잘 팔리지 않았지만, 물과 '계란'도 넣어야 한다고 홍보하자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한다. 이케아 역시 가구의 조립에 들어가는 노력이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를 높여준다는 점에서 완제품을 팔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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