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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환경도시 울산에 특화된 관광상품이 나왔다. 바로 회야댐·목도 생태탐방코스와 철새여행버스 운행이다. 울산시가 밝힌 생태관광 활성화 기본 계획에 들어 있는 내용이다. 

주요 사업은 생태관광 운영시스템 구축, 생태관광 기반 조성, 주민 역량 강화, 생태관광마을 활성화, 생태관광 가치 증진 및 이미지 구축, 스마트관광 정책 추진, 국제협력방안 마련 등이다. 

울산시는 울산 생태관광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생태관광센터를 건립하고 생태관광활성화위원회를 구성해 지원 체계를 정비한다. 또 회야댐, 목도 등 울산 DMZ 생태탐방코스 개발, 전국 최초로 시티투어버스를 개조한 철새여행버스 운영 등 생태관광 콘텐츠를 다변화한다. 버드 워처(Bird Watcher) 양성, 철새사랑네트워크 발족, 자연환경 해설사 및 울산시민생물학자 운영 등으로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 1 기업 1 철새 도래지 보호 협약 등 기업, 국제기구와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을 만든다.

울산시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FNS) 등재, 아시아 세계습지센터 네트워크(WLI-Asia) 가입, 국가지질공원 지정 등도 추진한다. 국제환경주간 행사 개최로 울산 자연환경 가치와 역량을 국내외에 알릴 계획이다. 그야말로 생태환경의 보고인 울산을 제대로 알려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계획이 제대로 구현된다면 울산은 반세기 동안 각인된 공해도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생태환경이 복원된 탁월한 근대 산업도시의 모범사례로 굳건하게 자리할 수 있다고 본다. 

울산시의 이번 계획이 돋보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울산은 반세기 전 공업도시, 산업도시로 근대의 면모를 가졌지만 한반도에 첫 선사인이 터전을 닦은 지리적 공간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그만큼 생태나 환경이 탁월한 지역이자 동해안의 절경과 영남알프스의 비경, 태화강의 문화가 공존하는 땅이다. 바로 그 장점을 제대로 살려 생태환경을 관광상품으로 선보이는 것은 탁월한 아이디어다.

울산시의 이번 계획에 하나를 보태자면 바로 태화강의 생태적 가치를 제대로 살려 친수공간을 다변화하고 이를 통해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몇 해 전에 울산시가 5, 6인승의 에어보트를 태화강에 운행하는 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었다.

수륙양용 보트 제조업체와 손잡고 시작한 이 계획은 슬그머니 사라졌지만 태화강의 유람선 문제나 보트 카누 조정 등 강을 활용하는 문제는 늘 지적되어온 사안이다. 당시 울산시는 남구 태화교 아래에 선착장을 설치해 태화교, 울산교, 번영교, 명촌교 등 4개 교량 아래를 통과해 울산만 앞까지 에어보트를 2㎞ 이상 운항할 방침을 세웠다.

태화강을 강으로만 놔두지 말고 이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나온 사실이다. 울산은 태화강을 모태로 형성된 도시다. 강을 가진 도시는 풍요롭다. 아침나절 태화강변을 걸어 본 시민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울산은 복 받은 도시다. 강안의 안개가 운치를 더하는 아침이면 강심 저편으로 반사되는 햇살이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희망과 에너지를 전한다. 잘 가꿔놓은 둔치와 4계절 변화하는 숨 쉬는 자연은 도심 속의 생태공원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이 태화강은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오·폐수와 등 굽은 물고기가 떠오르는 '죽음의 강' 태화강이 전국은 물론 세계의 뉴스가 된 적이 있다. 

성장 일변도의 정책이 빚은 그늘이자 울산시민들의 희생의 상징이었던 오염된 태화강이 '생태 환경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울산시와 시민의 의지가 모여 수년간의 투자와 노력으로 일군 성과다.

태화강은 울산의 젖줄이다. 강의 역사는 울산의 역사와 함께한다. 강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였고, 문명이 발원하고 문화와 예술이 피어났다. 태화강 일대는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와 설화와 문학이 남아 있다. 이제 우리는 태화강의 활용과 이를 통한 도시 이미지 극대화를 꾀할 시점이다. 

이번에 시작하는 울산의 생태관광 활성화 사업과 철새관광루트 개발은 바로 태화강이 중심이 될 때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다. 대한민국 국가정원 2호의 위상과 생태복원의 현장을 제대로 연결해서 이를 완성해 가야 한다. 제대로 만들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생태환경 복원의 모범사례로 부각될 수 있다. 그만큼 콘텐츠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 세계 유수의 도시들이 강을 활용한 관광 상품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도시 이미지 제고는 물론 환경에 대한 자신감의 반영이다. 강을 그대로 두고 보존하는 데 치중하면 강과 도시는 공존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제대로 된 강의 활용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강에 쉽게 다가가고 한편으로 강과 함께 일상을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유람선이든 카누든 용선이든 시민들이 강을 즐길 수 있는 방안을 찾아 관광객들이 태화강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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