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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와 철도공단이 최근 발간한 '대한민국 철도역 100' 책자에 정작 철도 역사 100년을 맞은 울산을 제외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책 표지.
국토교통부와 철도공단이 최근 발간한 '대한민국 철도역 100' 책자에 정작 철도 역사 100년을 맞은 울산을 제외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책 표지.

국토교통부와 철도공단이 최근 '대한민국 철도역 100'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하면서 전국 광역단위 자치단체는 물론 소규모 도시의 역까지 소개해놓고 정작 철도 역사 100년을 맞은 울산은 유일하게 제외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책자는 전국의 주요 역은 물론 관광업계와 여행지의 관광가이드 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여 관광산업에 집중하는 울산시로서는 엄청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 코레일, SR이 공동 출간한 이 책은 국내의 철도역 100곳에 얽힌 사연과 역사, 그리고 주변에 둘러볼 만한 명소 등을 담고 있다. 책의 성격을 드러내는 부제를 보면 '철도역탐방 가이드북' '철도역이 전해주는 지역이야기'라고 표시해 지역의 특색과 정체성을 살린 안내서임을 밝히고 있다.

책 내용을 들여다보면 광역단위의 도시의 선(서울역 등 3개 코스), 문화관광 위주의 문화의 선(강릉역 등 5개 코스), 지역 축제 중심의 축제의 선(강촌역 등 3개 코스), 자연 생태 중심의 자연의 선(정동진역 등 4개 코스), 근 현대사의 역사가 깃든 기억의 선(군산역 등 5개 코스) 등 5개 테마와 20개 탐방코스로 나눠 100개의 역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380페이지에 달하는 전체 내용에서 울산의 역을 소개하는 페이지는 단 한 곳도 없다. 100여개에 달하는 전국 철도역을 소개하는 책자에는 부산과 경주, 포항의 역까지 두루 소개하고 있지만 울산의 역은 단 한 곳도 소개하고 있지 않다. 특히 울산의 경우 동해남부선이라는 오래된 철도역사를 가진데다 추억의 여행코스로 역사문화의 스토리를 가진 레일로드로 회자되고 있지만 철도 당국은 완전히 이를 무시한채 책자에서 울산을 빼버렸다.

소개 노선도.
소개 노선도.

철도공단과 정부의 이같은 울산 홀대는 객관적인 기준이나 잣대 없이 철도역을 소개한 것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울산은 올해로 철도가 들어온지 100년이 되는 오래된 철도의 역사를 가진 도시다. 일제는 한반도 수탈을 위해 철도 개설에 주력했고, 울산 철도 역사도 그것과 궤를 함께 한다. 대구를 시작해 포항을 거쳐 경주 불국사에서 단절됐던 경편철도가 다시 경주 불국사를 시작해 울산구간까지 이어진 시점이 1921년 10월 25일이다.

100년의 철도 역사 만큼 울산에 소재한 철도역은 근대유산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 남창역의 경우 1935년 12월 16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한 이후 2000년 9월에 역사 개·보수 작업이 이뤄졌고, 2004년 9월 4일 등록문화재 105호로 지정됐다. 덕하역(울주군 청량읍 상남리)은 1935년 영업을 개시한 이후 1941년 5월에 역사를 신축했고, 현재의 역사는 2002년 1월에 개축을 했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사업으로 인해 덕하역은 인근에 새 역사가 신축되면서 복선전철화사업 종료와 함께 철거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덕하역의 경우 과거 울산의 명물인 마채소금의 시발역이었던 만큼 역사문화적인 가치를 담아 보존하자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와함께 호계역(북구 호계동)의 경우 1921년 영업을 개시하고 1958년 역사를 신축했고, 이후 2002년 11월에 증·개축됐다. 호계역은 복선전철화사업으로 철거 위기에 있지만 100년 역사의 가치가 부각돼 보존 여론이 우세하지만 여전히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에대해 철도공단 관계자는 "책자에 울산이 빠져 있는 줄 몰랐다"면서 "선정과정에서 울산이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책자가 이미 발행돼 지금으로서는 추가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김진영 편집국장cedar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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