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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썬더스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 삼성을 제압하고 KBL 최초 단일 구단 700승을 달성한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 KBL 제공
지난 1월 2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썬더스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 삼성을 제압하고 KBL 최초 단일 구단 700승을 달성한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피버스가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단일 구단 700승을 달성했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1월 2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썬더스와의 4라운드 4경기에서 승리하며 KBL 최초 단일팀 700승 고지를 밟았다.
 
이는 현대모비스가 1997년, 프로농구 원년에 기아엔터프라이즈로 창단한 이후 25번 째 시즌 만에 이룬 쾌거다.
 
창단 첫해 16승 5패 우승을 시작으로 현대모비스는 총 7번의 정규리그 우승, 7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하며 최다 우승 횟수와 함께 최다 승리 기록도 유지하게 됐다.
 
# '쓰리핏'도 KBL 최초…NBA도 5번뿐
현대모비스 다음으론 창원 LG세이커스가 1월 23일 기준 623승으로 누적 승리 2위다. 현대모비스 승리의 역사는 곧 유재학 감독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4년 유재학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현대모비스는 169승 194패. 누적 승패에서 5할 승률도 나오지 않는 팀이었다.
 
창단 이후 3시즌 동안 내리 우승, 준우승, 우승이라는 뛰어난 성적표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1999-2000시즌 6위로 내리막길이 시작, 2003-2004시즌까지 10위 2번, 9위 1번이라는 초라한 순위표를 받았다.
 
유재학 감독은 부임 이듬해부터 팀을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2005-2006시즌 정규리그 1위, 플레이오프 준우승, 2006-2007시즌 정규리그 1위, 플레이오프 우승을 시작으로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쓰리핏(Three + Repeat)은 KBL 최초의 기록이자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성과다.
 
NBA에선 총 5번의 쓰리핏이 나왔는데 90년대 마이클 조던이 이끌던 시카고 불스가 91년부터 93년, 96년부터 98년, 2번의 쓰리핏을 이뤘고, 2000년대에는 LA레이커스가 유일하게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다른 두번은 1950년대에 일어난 일이다.
 
유재학 감독은 현대모비스에서 17시즌 동안 통산 886경기 533승 353패(60%), 정규리그 우승 6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6회, KBL 감독상 5회 수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쌓았다. 

유재학 감독은 "700승 달성은 우리 팀이 꾸준히 이뤄온 성과이자 결과이기에 더 의미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KBL 제공
유재학 감독은 "700승 달성은 우리 팀이 꾸준히 이뤄온 성과이자 결과이기에 더 의미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KBL 제공

# 700승 중 531승 유재학 감독과 함께 이뤄
현대모비스가 달성한 700승 중 531승은 유재학 감독과 함께 이뤄냈다.
 
이밖에도 유재학 감독은 KBL 최초 감독 통산 600승, 단일 구단 감독 500승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통산 683승으로 700승까지 단 17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2월 3일 기준 2위 전창진 감독(現 전주KCC)과는 무려 209승의 격차가 있다.
 
700승 달성과 관련해 유재학 감독은 "매우 의미있는 기록"이라며 "우리 팀이 꾸준히 이뤄온 성과이자 결과이기 때문에 더 의미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거쳐간 선수들, 여기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큰 업적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700승 기록을 달성한 삼성전에서 현대모비스는 장재석이 14점 4리바운드, 숀 롱이 13점 9리바운드로 공격을 지휘했다. 또 함지훈(13점 3리바운드), 최진수(11점 6어시스트), 서명진(10점 3어시스트) 등이 두 자릿수 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 유 감독도 개인통산 700승까지 17승 남아
이날 삼성은 김동욱이 이날 스틸 2개를 추가하며 KBL 사상 34번째로 커리어 통산 500스틸을 달성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또 아이제아 힉스가 16점 9리바운드, 김현수가 11점 3리바운드를 올렸지만, 팀 연패를 끊지 못했다.
 
현대모비스는 숀 롱이 1쿼터 3개의 반칙으로 벤치로 들어가면서 서울에 14-19로 끌려갔다. 하지만 2쿼터에만 28점을 몰아넣으며 전반을 42-37로 앞선 채 마쳤다.
 
3쿼터에는 점수 차이를 더 벌렸다. 삼성은 잦은 턴오버로 공격 기회를 놓쳤고, 현대모비스는 숀 롱이 8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마지막 4쿼터도 비슷한 흐름 속에 진행됐다. 현대모비스가 달아나면, 삼성이 쫓아왔다. 그러나 양 팀의 간격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현대모비스가 15점 차 여유 있는 승리를 챙겼다.
 
함지훈은 "KBL 최초 700승이라고 들었는데 굉장히 영광스럽고, 현대모비스 팀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조금이나마 이런 대기록에 일조한 것 같아 기쁘다"고 팀 700승 달성 소감을 전했다.
 
서명진은 "이번 700승 달성으로 더욱 더 현대모비스의 선수로서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런 대기록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800승, 900승, 1000승, 모비스의 대기록에 내가 앞장서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지난해 11월 23일 열린 2020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지명돼 입단한 이우석도 "현대모비스의 역사가 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래프트때 뽑아준 팀이 그런 위대한 기록을 세웠다고 하니 자부심이 생긴다. 팀의 일원인게 영광스럽게 느껴진다"며 "이제 시작하는 단계지만 지훈이형처럼 승리의 기록을 세우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4일 현재 2020-2021시즌 21승 14패로 단독 2위며 1위와는 4게임 차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유재학 감독과 지난 2020년 3년 재계약에 합의한 만큼, 유 감독을 비롯한 우수한 선수들과 앞으로도 기록의 역사를 꾸준히 써내려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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