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 명절을 앞둔 주말인 7일 오후 1시께 방문한 울산 남구 신정시장. 제수용품을 사는 이들은 드물었고 대부분 평소 먹을 재료만 사가는 분위기라 상인들은 손님이 없다고 아우성이었다.
설 명절을 앞둔 주말인 7일 오후 1시께 방문한 울산 남구 신정시장. 제수용품을 사는 이들은 드물었고 대부분 평소 먹을 재료만 사가는 분위기라 상인들은 손님이 없다고 아우성이었다.

"방문객은 많은데 제수용품 사러 오는 사람은 없네요. 5인 이상 집합금지 때문에 차례를 지내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설 명절을 앞둔 주말인 7일 오후 1시께 방문한 울산 남구 신정시장은 언뜻 보기에 손님이 많고 북적이는 듯했으나, 상인들은 "손님이 없다"고 아우성이었다.

이날 시장을 방문한 이들은 대부분 손이 가벼웠다. 차례상을 위한 대량구매 보다는 일반 가정식 재료를 낱개로 사는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조치가 이어지면서 차례를 지내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건어물 가게에서 일하는 이모(45)씨는 "코로나 때문에 정부에서 모이지 말라고 하니까 차례상에 올릴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이 없다"고 입을 열었다.

이씨는 "그나마 최근 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시장을 찾는 손님이 많아지긴 했으나 민어, 조기, 돔 등 제사상에 올라가는 물건은 안 사가고 평소 먹을 재료만 조금씩 사간다. 명절특수는 코로나 이후로 사라진어지 오래"라면서 "바쁠 땐 진짜 바쁜데 오늘은 한가해서 그저 서 있기만 한다"며 씁쓸해 했다.

여기에 야채, 과일 등은 지난해 잦은 태풍과 긴 장마로 가격이 오른 이후로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아 상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야채를 파는 노점상 상인 60대 박모씨는 "지난해 태풍의 영향으로 파 가격이 두 배 이상 뛰었다. 작년 이맘때 1만 2,000원이던 파 한단 가격이 지금은 2만 5,000원이다. 한 뿌리 먹을 걸 반 뿌리만 사가는 실정"이라면서 한숨을 쉬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1)씨도 "명절 전 주말임을 감안하면 시장이 너무 조용하다. 선물세트도 거의 나가지 않는다"면서 "태풍으로 과일이 다 떨어져서 알이 굵은 상품도 없고 가격도 비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시장 이용객들은 집합금지로 모이는 인원이 적어 제수용품 구매량이 줄어들어도 치솟는 물가로 인해 비용은 그대로라며 울상을 지었다. 설모(52)씨는 "5명 이상 모일 수 없으니 연휴에 한 가족 당 한 명만 모이기로 했다. 3명이 제사를 지낼 예정"이라면서 "제사음식은 가짓수를 맞춰야 해서 필요한 게 많다. 예년에는 가족들이 다 모인다 치고 60만원 정도 장을 봤는데, 올해는 사람도 없는데 물건이 너무 비싸서 50만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코로나가 빨리 끝나서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명절 대목은 사라진지 오래다.  김가람기자 kanye218@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