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석유화학공장 탱크에서 유해성 화학물질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화학물질이 공기 중에 퍼지면서 한 때 인근 주민들의 악취신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0시 35분께 남구에 있는 석유화학업체인 송원산업 매암공장의 옥외 탱크에서 화학물질이 일부 유출됐다.
유출된 화학물질은 메틸아크릴레이트로, 위험물 운반용도로 사용되는 20t급 ISO탱크에서 누출된 것으로 소방본부는 보고 있다.
소방본부 이날 사고가 중합반응열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유출된 메틸아크릴레이트는 9,500ℓ정도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합반응은 다수의 분자가 결합해 더 큰 분자량을 가진 화합물이 되는 것으로, 이때 열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방본부는 안전조치를 완료했으며 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자세한 유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다행히 유출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피해 등은 없었지만, 이 물질은 매캐한 냄새의 무색 인화성 액체로, 호흡기를 자극해 구토나 두통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사고 발생후 악취가 퍼지면서 소방본부에는 한 때 40여건의 주민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이처럼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보유하고 있는 울산에서 유해성 화학물질이 누출된 사건이 처음이 아니어서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해 8월 울산 온산공단에 위치한 LG화학에서도 유독성 가스 물질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흰색과 노란색 연기가 다량 발생하면서 공장 주변 하늘을 뒤덮어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르고, 공장 근로자들은 비상 방송을 듣고 운동장이나 정문 쪽으로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당시 유출된 물질은 'CCTA'라고 불리는 '2-클로로-N-(시아노-2-티에닐메틸)-아세트아미드'로 피부와 눈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고, 알레르기성 피부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LG화학 측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문을 전하기도 했다. 정혜원기자 usjh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