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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현정 퍼커셔니스트
기현정 퍼커셔니스트

오늘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클래식 관련 내용은 클래식 음악회 매너와 에티켓에 관한 것입니다. 그동안은 매달 주제를 정해 그와 관련된 음악들과 그에 대한 사연을 소개해 드렸었는데요, 오늘은 코로나가 끝나고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곡들을 실제로 공연장에 방문하여 들으실 때 낯설고 어렵게만 생각됐던 클래식 공연 에티켓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그동안 궁금했었지만 누구에게 물어보긴 어려웠던 내용들을 위주로 설명드릴 예정이니 참고하시고 클래식 연주회 참석하실 때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첫 번째, 공연장엔 어떤 옷을 입고 가야 하나요?

클래식 공연장이라고 생각을 하면 왠지 드레스나 턱시도 같은 예복을 차려입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먼저 드실 텐데요. 사실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복장을 제외하고는 어떤 옷이든 관계가 없답니다. 공연장 안은 여름에는 에어컨으로 시원하고 겨울은 난방으로 따뜻하기 때문에, 온도에 대한 걱정은 전혀 안 하셔도 됩니다. 다만, 너무 짧은 반바지, 트레이닝복, 슬리퍼같이 관람에 적합하지 않은 복장, 바스락바스락 소리 같은 소음을 유발할 수 있는 소재의 옷 등 요란스럽거나 예의에 어긋나는 복장만 아니라면 다 괜찮습니다. 

두 번째, 영화관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까요? 

어쩌면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를 수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먼저, 영화관과 다르게 공연장의 에티켓은 음식물 반입금지입니다. 이미 녹화된 영상을 보는 영화와 다르게 라이브로 진행되는 공연은 먹는 소리와 냄새가 음악감상을 하는데 옆 사람에게 방해가 될 수 있고, 크게는 연주를 하고 있는 무대 위의 연주자들에게까지 민폐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러므로 음식물을 포함한 소음과 냄새를 유발할 수 있는 어떤 것도 반입할 수 없습니다. 

선물(케이크, 꽃다발 등)들도 입장·관람 전 무대로비에 맡기시고 들어가셔서 편하게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비슷한 점은 영화관 휴대폰 에티켓과 대화, 사진 및 동영상 촬영 금지 정도 들 수 있는데요. 연주 중의 휴대폰의 빛은 옆 사람이나 뒷사람의 주의를 뺏을 수도, 민폐가 될 수도 있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마찬가지로 찰칵거리는 촬영 소리나 동영상 촬영 또한  관람을 하는 관객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고 연주자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러한 행동은 금지돼있습니다. 

그리고 연주 중에 아주 작은 말소리라도 잦은 대화는 방해가 될 수 있겠죠? 한 가지 팁은, 공연장 에티켓은 영화관보다도 좀 더 섬세하고 생동감이 있고, 간혹 실황 생중계라던지 녹음, 녹화하는 경우가 있어 관객들의 기침 소리마저도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사탕을 챙겨서 불편할 시엔 입에 물고 관람하시면 기침을 예방할 수 있는 작은 팁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세 번째, 박수는 언제 치나요? 아무 때나 치면 될까요?

클래식 공연장에서 가장 많은 물음을 갖는 질문 중 하나일 텐데요. 도대체 박수는 언제 쳐야 하는지 오늘 그 궁금증을 알려드립니다. 공연을 관람하시기 전에 프로그램북을 확인하면 좀 더 쉽습니다. 연주 진행이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체크해 보고, 하나의 곡이 아닌 교향곡, 협주곡, 소나타와 같은 곡들은 여러 악장으로 구성이 되기 때문에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중간에는 통상 박수를 치지 않습니다. 이는 연주자들이 대곡을 연주하면서 다음 곡을 위한 계속적인 연결선상에 놓여 있기 때문인데요. 

아주 가끔가다가 이를 모르고 박수를 치는 관객들 때문에 지휘자가 조금 더 시간적 여유를 갖고 다음 곡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박수를 제지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사실은 매 악장마다 박수를 치기도 했었지만, 악장마다 음악의 연결이 유기적으로 되기 때문에, 곡이 다 끝난 후에 박수를 치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암묵적 규율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공연 중 간직했던 감동과 환호는 곡이 다 연주된 뒤, 지휘자가 관객석을 향해 인사를 할 때, 커튼콜 (무대 안과 밖을 오가며 인사를 계속할 때) 시에 온 마음을 다 해 해주시면 되고, 그래도 부족하다고 느끼신다면 모든 프로그램이 다 끝난 후에 준비한 앙코르곡이 있을지 모르니 끝없는 박수와 환호를 주시면 된답니다. 참 쉽죠? 

유명 식당을 가기 전에도 그 식당의 역사나 음식의 내력을 알아보고 그에 맞는 복장을 착용하고 식사를 했을 때 같은 음식이라도 더욱 맛있게 식사했했던 경험들이 있으실 것입니다. 클래식 공연을 접하실 때에도 공연에 연주되는 곡에 대한 내용, 연주자들의 이력, 공연장의 역사, 공연의 주제들을 미리 숙지하고 그에 맞는 관람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복장을 갖추고 관람에 임하신다면 같은 곡이여도 받는 감동과 영감이 훨씬 클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번 글을 통해 그런 기회에 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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