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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년 넘게 지속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위로지원금', '사기진작용 지원금' 등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야권에서는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성 발언이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앞서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경기진작용 지원금'을 거론하자, 문 대통령은 온 국민이 '으싸으싸' 힘을 내자는 차원에서 국민을 위로하고 동시에 소비도 진작시키는 목적의 지원금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의 발언은 '코로나 상황에서 벗어나게 되면'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고, 하루 빨리 코로나 종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다.
 앞서 이 대표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3월 중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도록 속도를 내겠다"면서 "코로나가 진정되면 국민 위로와 소비 진작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말씀을 아울러 올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정은 현재 코로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 등을 선별 지원하기 위한 4차 재난지원금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추경 규모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5차 재난지원금을 예고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재정 여건을 감안해야 한다"며 '선별 지원'쪽에 무게를 실었고, 이날도 4차 지원금에 대해 "당에서도 재정 여건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코로나에서 벗어날 상황'을 전제로 전 국민 5차 지원금을 꺼냈다. 
 사흘 전인 지난 1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국회에서 "5차 지원금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야권에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즉각 구두 논평을 내고 "국민 혈세로 전(全) 국민을 어린아이 다루듯 우롱한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선거 전에 찍어주면 돈을 주겠다더니, 이번에는 코로나19를 극복하면 돈을 주겠다고 한다"며 "조건부 생색내기의 국민 기만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은 날로 기세가 불어나는 코로나19에 두렵고, 어르신 백신은 언제 나오는지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약자를 위한다는 이 정권은 '역대 가장 좋은 성과'라고 자화자찬하면서 줄줄이 문 닫는 서민들에 대한 손실보상, 고용참사, 양극화에는 한 마디 언급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엄중한 시기에 고작 국민 속 긁는 소리를 하려고 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렀는가"라며 "'으샤으샤', 그들만을 위한 선거용 말잔치에 국민은 없었다"고도 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같은 날 "불확실한 미래 얘기를 지금 하는 건 선거용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면서 "지금 대통령이 하셔야 하는 일은 백신을 언제 맞을 수 있고, 언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국민에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이튿날인 20일 SNS을 통해 "대통령 개인 돈이라면 이렇게 흥청망청 쓸 수 있겠는가"라며 "이러니 선거를 앞둔 매표행위라는 얘기를 듣는 것"고 일갈했다.


 이어 "코로나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오면 지난 4년간 고삐 풀린 국가재정을 정상화해야 하지만 대통령은 그럴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인다"며 "국채발행을 걱정하다가 기재부를 그만둔 신재민 사무관보다 못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조원호기자 gemofda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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