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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래 울산중부소방서장
박용래 울산중부소방서장

작년 코로나19 위기 대응 속에서도 우리 소방은 겨울철 대형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저감을 목표로 '2020년 동절기 소방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상황에 맞추어 대면, 비대면으로 현장활동과 예방활동을 병행해 실시했다.
 
남구 주상복합 화재와 관련 후속 조치로 고층건물 소방시설을 점검하고 진압훈련과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까지 2,400개소를 대상으로 누구에게나 쉽고 명확한 피난안내도를 설치 및 개선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규모 공사장 안전점검 지도와 요양병원 등 취약대상 안전대책도 수립해 추진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소방교육이 어려워 카카오앱으로 비대면 소방안전체험교육을 개발해 실시했으며 방문이 어려운 취약대상에는 자체 점검 체크리스트를 활용한 소방안전 컨설팅을 실시해 시민안전에 만전을 기하고자 했다.
 
어느새 또 세월은 흘러 벌써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결이 감미롭게 달라지고 있다. 그 시린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다. 
 
봄철 기온은 따뜻하고 습도가 낮으며 강한 바람이 불어 화재 발생의 최적의 조건을 형성하고 있어 최근 3년간 울산지역 계절별 화재 발생률이 겨울에 이어 2위로 전체 화재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봄철에는 농가 주변 논둑 태우기 등으로 인한 부주의로 임야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고 최근에는 전국적 대형 산불로 그동안 힘들게 가꿔온 산림을 태우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행정력을 동원해 논두렁 태우기, 농촌지역 쓰레기 소각 등으로 인한 산불예찰 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봄기운이 완연해지고 코로나로 인한 야회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봄철 산행 안전 수칙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봄철 등산객이 많아지면서 실족으로 인한 부상 등 산악사고도 증가하고 있어 봄철 산행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자신의 체력에 맞게 요령껏 산행 시간을 조절하고 뇌졸중이나 당뇨,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나 홀로 산행을 피하고 산행시 더욱 안전사고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 
 
또 산은 기온 변화가 심하므로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저체온증은 추운 겨울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따스한 봄에도 일어날 수 있고 높은 산뿐만 아니라 평지나 낮은 산에서도 땀에 젖어 있는 옷을 오랜 시간 입고 있으면 저체온증이 유발될 수 있다. 
 
해빙기 수난 사고도 대비해야 하겠다. 기온이 영상과 영하를 오르내리면서 저수지, 하천 등에 얼었던 얼음이 약해져 빙상놀이나 얼음낚시 중 각종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해빙기 사고 우려 지역에 대한 예찰활동과 수난구조장비를 점검하고 구조 방법도 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수난 사고 위험지역에 설치된 안내 표지판과 수난구조 기구를 점검·정비해 언제든지 위급한 순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차량을 이용한 여행의 종류인, 차박(텐트 대신 차량을 이용하는 캠핑), 차크닉(차+피크닉, 차 트렁크 공간을 활용해 즐기는 피크닉) 등의 여가활동이 늘어났다. 모닥불과 식사를 하기 위한 화기의 사용 등 화재의 위험성이 증가했다. 그에 따른 대비로 차량용 소화기를 구비해야 한다.
 
이제 코로나19도 상반기부터 정부계획에 의해 백신이 단계적으로 접종되고 집단면역이 형성된다면 언젠가는 코로나 위기도 점차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소방도 2021년 한해 소처럼 우직하게 소방안전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꾸준히 준비를 하다보면 춥고 길었던 겨울을 지나 따뜻한 햇살과 살랑이는 봄바람이 불어오듯 우리는 다시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소방시설이 취약한 대상에 나가 안전을 이야기하고 겨우내 두텁게 입었던 감염방지 보호복을 벗어던지고 가벼운 마음으로 소방 활동을 할 수 있는, 우리들 마음에 벌써 봄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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