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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인류를 지진 공포로 몰아넣은 동일본 대지진이 재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강력한 지진이 일본 도호쿠 지방을 강타한 가운데 이와 맞먹는 여진 공포가 지난주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회는 앞으로 최대 진도 '6강' 정도의 지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번 지진으로 후쿠시마와 미야기현 일부 지역에서 최대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는데 비슷한 수준의 지진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도 6강이면 기어서 이동할 수 있고 땅이 크게 갈라지거나 대규모 산사태 및 산이 붕괴하는 일도 벌어진다. 지진조사위원회는 후쿠시마현 앞바다를 포함해 10년 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이 발생하는 범위에 포함되는 지역이나 그 주변에는 앞으로 대규모 지진이나 쓰나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비태세를 다시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지진 이야기가 나오면 울산은 다른 지역보다 민감한 곳이다. 지난해 말에는 3차례 이상 울산 인근에서 지진이 관측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2000년대 들어 동남 해안과 동해권에서 지진 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우려할 부분이다. 최근 들어 지진 빈도가 부쩍 늘어나는 것 역시 대형지진을 예감케 하는 전조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원전 등 위험 시설물이 집중돼 있는 울산으로서는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안전처도 울산 등 동해안 지역의 지진해일 피해 가능성에 대비한 안전망 구축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진해일에 대비해 주민대피지구는 울산, 부산, 경북, 강원 4개 시·도, 22개 시, 군·구에 걸쳐 총 226곳이 지정돼 있다. 울산의 경우 남구 1곳, 동구 3곳, 북구 5곳, 울주군 6곳을 합쳐 모두 15곳이 주민대피지구로 지정돼 있다. 울산에는 또 긴급 상황에 대비해 남구 1개와 동구 8개, 북구 5개, 울주군 13개 등 모두 27곳에 경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지진대책과 함께 지진해일 주민대피지구에 대한 일제 점검도 수시로 실시해야 한다. 지진해일 안전 사각지대가 없는지 재점검하고, 긴급 대피소와 경보 시스템 등 현장 시설들도 꼼꼼히 확인, 지진해일 사전대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울산의 경우 위로는 월성, 아래로는 고리 원전이라는 거대한 핵발전소가 들어서 있어 안전 시스템 마련이 어느 곳보다 중요한 지역이다. 시민들의 체감 정도는 낮은 편이지만 사실 울산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 때문에 울산시에서도 예고 없는 지진 발생에 따른 피해 최소화를 위해 중점시책을 점검하는 등 지진에 강한 안전도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6년 9월 5.8의 강진이 발생해 막대한 피해를 낸 경주에서도 최근 규모 2.4 미만의 미소지진이 30회 발생하는 등 작은 규모의 지진이 꾸준히 발생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진에 대비해 울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5대 중점시책은 △지진·지진해일 매뉴얼 정비 △내진 보강 및 시설 점검 △지진 대응체계 정비 △광역단위 협조체계 강화 △지진 대비 홍보 강화 등이다. 울산시는 우선 지진과 지진해일 매뉴얼을 개별 대응·운영할 수 있도록 정비하고 모의상황 훈련, 현장 훈련을 통해 실전에 적용 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중이다.

이와 함께 울산시는 중앙정부가 2035년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인 공공시설물 내진 보강사업을 10년 앞당긴 2025년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민간건축물 내진성능평가 및 지진 안전시설물 인증 지원사업은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에 따른 내진성능평가 필수 대상 건축물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해 예측하기 힘든 지진 발생에 대비하기로 했다. 또 지진·지진해일 훈련 기본계획에 따라 연중 대피 훈련을 실시하고, 지진가속도계측기를 상·하반기 점검·관리하고 상시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한편 스마트 재난상황정보 전파시스템의 운영·정비를 분기별로 점검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대비에도 불구하고 지진 공포는 언제나 상존하는 위험요인이라는 사실이다. 지진도 문제지만 울산지역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에 자연재해의 증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은 재난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잦아지고 있는 지진도 문제지만 집중호우, 태풍 등의 자연재해는 기후변화와 함께 우리에게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한반도의 기후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지진이나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것은 무엇보다 최근 잦아지는 울산지역 지진 등 재해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지진은 울산이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재난요소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대비를 해나가야 하는지를 점검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복된 재난대비 훈련은 일상화될 때 효과가 있다. 지나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속적인 예방과 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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