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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호 정치부 기자
조원호 정치부 기자

임명된 지 두 달도 안 된 신현수 민정수석이 청와대 내부 문제로 사표를 낸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사태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안의 대통령 결재 과정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신 수석간의 갈등을 낳으면서, '민정수석 패싱'보다 더한 '대통령 패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도 나오는 상황이다. 
 
6년 전 박근혜 정권 시절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시절 '기강이 엉망'이라고 비판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재조명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김영한 민정수석이 김기춘 비서실장 지시에도 불구하고 불출석 관행을 이유로 국회에 나오지 않으면서 항명 사태가 불거졌다.
 
이때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경선에 나섰던 문 대통령은 울산을 찾은 자리에서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이 완전히 기강이 붕괴돼있다고 생각된다. 박근혜 대통령도 국민들 앞에서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맹 비판했다.
 
이어 “이번 청와대 민정수석 항명으로 드러난 기강 붕괴를 보면 박근혜정권의 거듭된 국정 실패의 근본 원인이 청와대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지금 박 대통령의 비서실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역사상 본 적 없는 상황"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그랬던 문 대통령은 더 나아가 자신의 대한 '패싱' 보도까지 거론되는 데도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고 있다. 자신의 과거 발언이 더 심한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이에 대해 집권야당인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신 수석의 사표 소동이 청와대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며 "더 부끄러운 것은 참모들이 대통령은 거론하지 말아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의 표명 이후 신 수석이 이틀간 휴가를 다녀온 뒤 자신의 거취에 대해 사퇴 의사를 철회하자, 청와대는 “모든 것이 일단락 됐다"며 사태 수습에만 급급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탄생한 신조어 '조적조'가 떠오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에 대해 자신의 현재 태도와 과거 발언 이중성이 재조명되면서 만들어진 '조국의 적은 조국'이라는 뜻이다. 이제는 '문적문'이라는 발언도 더 이상 낯설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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