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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사내 협력사들이 작업 중지 장기화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로 핵심공정인 대조립공장의 작업이 중지된 지 보름이 지나가면서, 이로 인해 협력사들이 입게 된 피해금액이 35억원 규모에 달해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대조립 공정을 맡고 있는 사내 협력사 5개사 대표는 22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작업중지를 해제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탄원서에는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소속 사내 협력사 86개사 대표의 서명이 담겨 있다.


 앞서 지난 5일 현대중공업 대조립1공장에서 용접작업을 하던 40대 근로자가 흘러내린 철판과 지지대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이에 따라 8일부터 대조립1공장뿐 아니라 유사한 작업을 하는 대조립2·3공장까지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9일까지 현대중공업에서 대대적인 집중 감독을 실시하기도 했다.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진 대조립공장의 경우 선박 건조를 위해 작은 철판 블록을 조립해 커다란 블록으로 만드는 핵심 공정이다.
 이 때문에 대조립공장 전체에 작업 중지가 내려진 뒤 앞뒤 공정까지 차질이 빚어지면서 사실상 조선소 전체가 온전히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은 중소 협력사들이다.
 조선업 협력사들은 장기간 이어진 조선업계 불황에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대부분 경영난을 겪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도 주 52시간 근로제가 본격 적용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된 상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원청이 주는 일감으로 겨우 버텨내고 있는 중소 협력사 입장에선 작업 중지로 인한 일감 감소가 특히나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실제 작업이 중지된 현대중공업 대조립공장의 경우 총 1,600여명의 작업 인력 가운데 협력사 소속이 1,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사들은 15일째 작업 중지가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35억원(업체당 2.7억원) 규모의 피해금액이 발생해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가뜩이나 기술인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작업중지가 더 길어지면 다른 지역 또는 타 업종으로의 인력 이탈을 유발해 조선산업의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중공업 사내 협력사 대표 일동은 "작업 중지로 지금까지 약 1만톤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며 "작업 중지가 장기화 할수록 오히려 지연된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연장근무가 불가피해지면서 잠재적 안전사고 우려가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고가 발생한 공정의 경우 안전 조치가 이뤄진 만큼, 작업 중지를 부디 해제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전했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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