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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석유화학 자회사 SK종합화학의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 사진은 SK종합화학 울산공장. SK이노 제공
SK이노베이션이 석유화학 자회사 SK종합화학의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 사진은 SK종합화학 울산공장. SK이노 제공

SK이노베이션이 석유화학 자회사 SK종합화학 지분 절반 가량을 팔기로 했다. 배터리 부문과 친환경 부문 투자를 늘리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JP모건을 매각 자문사로 선임해 소수의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을 대상으로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의 조인트벤처(JV) 설립 의향 등 지분 매각을 타진하는 중이다.

SK종합화학 지분 100%를 갖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SK종합화학을 매각하더라도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경영권을 유지할 방침이다.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을 대상으로 SK종합화학과의 합작 투자자에 지분 49%를 매각하고 경영권은 SK그룹이 보유하는 구조다.

시장에선 전체 기업 가치를 5조원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SK이노베이션은 최소 2조원을 웃도는 현금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다. 경영권이 포함되지 않은 이번 지분 매각 대금이 2조 5,000억원에서 3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SK종합화학은 아로마틱 부문 아시아 1위 업체이자 글로벌 3위권으로 꼽힌다. 지난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4,500억원, 6,600억원 가량의 이익을 냈다. SK에너지가 생산하는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 프로필렌 등 올레핀계 제품과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방향족(아로마틱) 제품을 생산하는 기초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기초유분에서 70% 이상 매출이 발생하고 합성수지 등 화학소재 사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최근 친환경 패키징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의 배경에 SK이노베이션의 전통적 부문인 석유와 화학 부문의 자산과 매출 비중을 줄이고 최근 각광받는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부문에 힘을 싣는 행보로 분석하고 있다. 그룹 주도의 사업구조 재편 과정으로 전통 석유화학 부문을 줄이는 대신 친환경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강조사항인 '딥 체인지(deep change)'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석유화학 사업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배터리, 첨단소재 미래 사업에 힘을 싣고 나아가 그룹의 친환경 사업을 강조한 ESG 강화 측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사업구조의 근본적 혁신을 뜻하는 딥체인지를 경영화두로 내세워 그룹 사업구조 혁신을 강력 추진해나가고 있는데 이후 ESG와 사회적 가치 확산을 강조한 경영 전략을 더하면서 미래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SK그룹은 지속적 성장을 위해 바이오와 에너지,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혁신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5대 미래 중점사업 분야에 8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지분 매각을 계기로 미래 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 마련 등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사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SK종합화학 지분을 매각한다"며"이를 통해 친환경 사업 강화 전략 '그린 밸런스 2030'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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